[포드고리차=AP/뉴시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포드고리차=AP/뉴시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야당의 유력 정치인에게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하는 등 수년간 각별한 친분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몬테네그로 현 총리가 폭로했다.

8일(현지시각) 발칸인사이트(Balkan Insight) 등에 따르면 드라탄 아바조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는 권 씨가 지금유럽(Europe Now) 지도자 밀로코 스파이치와 금전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권 대표가 자필로 쓴 편지에 그가 지금 유럽의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와 2018년부터 인연을 맺었으며, 스파이치 대표에게 정치 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아바조비치 총리를 비롯해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장관, 특별검사실에도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아바조비치는 권씨로부터 편지를 받은 사실을 검찰에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스파이치가 권씨와 접촉했다면 몬테네그로에 좋지 않은 일이다. 권씨는 미국과 한국 당국이 수배하고 있다. 세계의 사기꾼들이 블록체인이나 다른 것들을 이용할 수 있는 온상이 될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검찰 내 소식통들은 권씨가 아바조비치, 코박, 검찰에 보낸 친필 편지에서 2018년부터 스파이치와 알고 지냈으며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지금 유럽'은 지난해 6월 창당한 신생 정당이다. 같은 해 10월 지방선거에서 선전한 데 이어 올해 4월 대선에서는 이 정당 소속의 야코브 밀라토비치 전 경제부 장관이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금 유럽'은 오는 11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피이치는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권 대표가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어떤 의도로 폭로에 나섰는지는 알 수 없으나, 스파이치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제기되면서 권 대표 문제가 현지에서 총선 판도를 흔드는 대형 스캔들로 번지고 있다.

몬테네그로 현지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정당에 기부하거나 선거 운동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정당은 모든 기부금을 부패 방지국에 보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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