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카호우카댐 붕괴 지역 구조대에게 총격"

카호우카댐 붕괴로 물에 잠긴 마을 주민이 보트로 탈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 페이스북
카호우카댐 붕괴로 물에 잠긴 마을 주민이 보트로 탈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 페이스북

우크라이나 카호우카댐 붕괴에 따른 사망자가 보고됐으며 4만명 이상이 홍수 위험을 맞았다. 지뢰 수만개가 유실됐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노바 카호우카시를 점령한 뒤 임명한 블라디미르 리온티예프 시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로 최소 5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곳은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지역이다.

블라디미르 살도 헤르손 임시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글을 올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민간인 대피 지역을 포격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이 포격으로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망자 중 33세 임신부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 발표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해당 지역에서 홍수 피해로 최소 8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약 4만1000명이 홍수 위험에 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댐 붕괴로 발생하는 이재민이 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댐 붕괴 후 강물과 토사가 하류 지역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수질 오염 우려도 나온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홍수로 화학물질과 전염성 박테리아가 물로 방출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댐의 수력발전소 내부에 저장돼 있던 엔진오일 150t 이상이 유출됐다고 전했다. 헤르손에서 구호 활동을 하는 유엔 인도주의 사무소는 물 약 1만2000병과 정화제 1만개를 배포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드니프로강을 따라 매설한 지뢰 수만개가 물길에 휩쓸려 유실됐다. 이 지뢰들이 마을과 농경지로 떠내려간 것으로 보여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

젤렌스키 "러시아, 카호우카댐 붕괴 지역 구조대에게 총격"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물에 잠긴 헤르손 지역을 방문해 주민 대피와 생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 페이스북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물에 잠긴 헤르손 지역을 방문해 주민 대피와 생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 페이스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헤르손주 노바 카호우카댐 홍수 피해지역에 진입하는 구조대원에게 러시아가 총격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러시아 통제 아래 있는 헤르손 지역의 홍수 피해지역에 진입하려는 우크라이나 구조대원을 향해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물에 잠긴 헤르손 지역을 방문해 주민 대피와 생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전쟁범죄와 환경학살 등의 혐의로 댐 사고를 조사 중이다.

구조대원은 카호우카댐 폭파로 홍수 피해지역에서 주민 등 수천 명을 대피시키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 독일 일간 빌트와 인터뷰에서 "사람, 동물이 죽었다. 주민은 침수된 집 지붕에서 익사한 시체가 떠다니는 것을 보고 있다"며 "헤르손의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사람을 끌어내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주민을 구출하려 할 때 멀리서 러시아 점령군 총에 맞았다. 우리의 조력자가 그들을 구조하려고 하자마자 그들도 총에 맞았다"면서 "며칠 더 지나 물이 조금씩 흘러내리면 모든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8일 기자회견에서 헤르손 지역을 점령한 주민을 구조하는 러시아 측 구조대원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맞섰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홍수 피해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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