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손=AP/뉴시스] 막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헤르손의 노바카호우카 댐 일부가 폭발해 범람하고 있다.
[헤르손=AP/뉴시스] 막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헤르손의 노바카호우카 댐 일부가 폭발해 범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헤르손주의 카호우카댐이 무너져 댐이 가둬놓은 거대한 저수지 물이 쏟아지면서 댐 아래 하류의 마을과 가옥뿐 아니라 수만 헥타르(㏊)의 농경지가 침수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농작물 유실과 함께 댐이 형성한 카호우카 저수지 물이 빠져 강물이 바닥을 드러내면 더 큰 면적의 유역 농경지에 댈 농업용수가 없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관개 용수가 없는 '사막' 지대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우크라 당국은 최소한 50만 헥타르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50만 ㏊는 5000㎢로 서울시 면적의 7배가 넘는 큰 땅이다.

댐이 막고 있어서 생긴 카호우카 저수지는 면적이 2000㎢가 넘어 한국 소양강댐의 소양호와 비견할 수 있고 저수량도 최근 18㎦에 달한다.

이 저수지 유역의 58만 여 헥타르에서 전쟁 전인 2021년에 곡물 및 해바라기씨 400만 톤을 수확했는데 그 농업용수가 이 저수지에서 제공되었다.

유럽의 곡물생산 창고인 우크라이나는 그 해 8000만 톤이 넘는 곡물을 생산했으며 이 중 5000만 톤 이상을 수출했다.

우크라 농업부는 카호우카 댐이 파괴되어 헤르손주 농경지의 관개 시스템 94%, 자포리자주 74% 및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30% 등에 물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카호우카 댐 붕괴로 하류 마을이 물에 잠겼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카호우카 댐 붕괴로 하류 마을이 물에 잠겼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전 세계적 식량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각) dpa 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마르틴 프리크 WFP 독일담당 사무국장은 " 대규모 홍수로 새로 심은 곡물이 파괴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곡물은 기아에 시달리는 전 세계 3억 4500만명의 생명선이었으나, 그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크 사무국장은 세계 식량 가격이 10년만에 세계 시장에서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 댐 파괴로 추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지난 6일 카호우카 댐이 폭파됐다고 밝히고 드니프로강 우측 마을 10곳과 하류 헤르손시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발령했다. 홍수로 마을 35~80군데가 피해를 봤다.

이번 댐 붕괴사태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우크라이나에 닥친 최악의 환경 재앙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남부 일대 수해는 물론, 식수와 농업용수 부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헤르손 지역의 드니프로 강 북쪽 제방 약 1만 헥타르 농지가 침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댐 폭파 배후로 상대국을 지목하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량 살상을 위한 환경적인 폭탄"이라고 비난했고,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의 고의적인 사보타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