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함께 노래 부를 수 있는 특별한 날 ‘싱어롱’
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 관객 위해 가사지·야광봉 배부
가사 아는 관객은 따라부르고 모르면 큰 환호로 호응

'식스 더 뮤지컬' 최초 한국어 공연 사진 ⓒ아이엠컬처
'식스 더 뮤지컬' 최초 한국어 공연 사진 ⓒ아이엠컬처

코로나19의 엔데믹을 반기는 뮤지컬계만의 방식이 화제다. 바로 무대 위 배우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싱어롱 데이’ 이벤트다.

‘싱어롱(Sing-Along)’은 관객들이 극 중 등장하는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형식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몇몇 뮤지컬에서 시도한 바가 있었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사실상 코로나19가 엔데믹을 맞으면서 싱어롱 데이 이벤트가 속속 기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뮤지컬 공연 중에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관크'(관객 크리티컬의 줄임말)로 부르며 지양하는 분위기지만, 싱어롱 데이에서만큼은 노래를 따라부르는 것이 허용돼 이벤트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싱어롱 데이 이벤트를 연 뮤지컬은 ‘식스 더 뮤지컬’(이하 ‘식스’)이다. 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이하 ‘식스’)은 5월 26일 오후 8시 공연에서 ‘싱어롱 데이’ 이벤트를 열었다. ‘식스’는 샤키라, 비욘세와 같은 가수들의 노래에서 모티브를 딴 넘버를 특징으로 하고 있고, 공연 형식도 팝 콘서트 형식을 따르고 있어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부르기에 적합한 공연이다.

'식스 더 뮤지컬' 최초 한국어 공연 사진 ⓒ아이엠컬처
'식스 더 뮤지컬' 최초 한국어 공연 사진 ⓒ아이엠컬처

기자가 직접 방문한 26일 싱어롱 데이 이벤트에서 ‘식스’ 제작사 측에서는 ‘식스’의 로고가 새겨진 야광봉과 주요 넘버의 가사가 담긴 가사지를 관객들에게 배부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모두 손에 야광봉과 가사지를 하나씩 들고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공연이 시작되고 공연장이 암전되자 관객들이 들고 있는 응원봉의 불빛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1,000여명의 관객들이 들고 있는 야광봉이 반짝이자 관객석에서는 환호성이 저절로 나왔다. 곧 무대의 막이 열리고 배우들이 등장했다. 큰 환호가 쏟아지자 배우들도 감격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후 뮤지컬 공연장은 콘서트 공연장에 가깝게 바뀌었다.

가사를 알고 있는 관객들은 배우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을 즐겼고, 가사를 모르는 관객들은 야광봉을 흔들거나 환호를 지르는 것으로 대신했다. 시간이 갈수록 관객들은 적극적으로 호응하기 시작했다. ‘Get Down’ 넘버에서 클레페 역할을 맡은 최현선 배우가 ‘춤 출 사람 일어나’라고 소리를 치자 수많은 관객들이 우수수 일어나 배우가 오히려 당황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공연사진 ⓒ주식회사 랑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공연사진 ⓒ주식회사 랑

‘식스’의 싱어롱 데이 이벤트는 6일 오후 6시, 24일 오후 2시, 25일 오후 2시 공연에서도 이어진다. 또한 대극장 공연에서뿐만 아니라 소극장 공연에서도 싱어롱데이 이벤트가 열린다. 대학로 플러스시어터에서 성황리에 무대를 꾸미고 있는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는 6월 10일과 11일 이틀간 싱어롱 데이 이벤트를 연다. 이 공연은 관객들의 드레스 코드를 지정(하얀색)하는 한편, 이벤트를 보다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유튜브를 통해 ‘공부방송’을 진행해 관객들에게 넘버 부르는 방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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