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정
이롬라이프 부사장
비즈니스의 현장에서 소위 돈 많은 '부자들'과 접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그들을 관심 있게 관찰하고 배울 것은 즉시 메모해 집에 돌아오면 정리해 두곤 한다. 성장하지 않는 것은 그 누구로부터 배울 것이 없다는 자기도 모르는 깊은 아집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배울게 있다.
내가 만난 성공한 비즈니스 여성들은 학력의 고하를 떠나 사람과 세상에 대한 수용성과 함께 전략적 사고를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 여기서 말하는 '전략적 사고'란, 일과 일 아닌 것과의 균형, 그리고 우선순위 정하기, 일관성과 변수의 적용, 타이밍 등이 충분히 고려된 사고를 한다는 것이다.
가사의 상당부분을 여성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비즈니스 현장에서 승리하기란 복합방정식이나 복합함수관계 풀기만큼이나 쉽지 않고 고도의 전략과 지혜가 필요한 일이다. 또 자기가 갖고 있지 않은 것, 이질적인 것에 대한 인정과 수용을 하면서 자기의 것을 지켜나간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비즈니스에선 일관된 원칙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은 기본적으로 변화하는 시간과 사람과 사건 사이에 늘 매여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방법론은 시간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여성들이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하거나, 여성 스스로가 쉽게 좌절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그 대부분이 원칙과 다양성의 적용에서 부딪치는 현실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경우 얘긴데, 해결해야 할 문제와 극복되어야 할 과제는 본질적으로 다른데, 이것을 헷갈려 하는 경우도 많다. 나에게 가끔 메일로 멘토링을 요청하는 분이 있는데, 본인이 뛰어넘어야 할 과제를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고, 조직 내에서 갈등을 일으켜 적응이 어려워진 상태로 간다든가 하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은 사실상 삶의 우선순위가 정해지면, 그리고 가정에서의 동의가 이뤄지면 상당히 쉬워지는 문제이다. 불편함과 어려움을 피하고 싶은 게 사람이긴 하지만, 어떤 선택도 리스크가 없는 것은 없다. 다만 얼마든지 줄일 수는 있다.
그리고 전략적 사고를 하기 위해선 반드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의 성격을 통합적으로, 입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관련된 책을 읽거나 동종업계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그리고 자기가 체득한 지식과 경험을 정리하고 나눌 필요가 있다. 여성들이 배경지식과 준비 없이 토론하거나 회의할 때 본질적인 문제를 놓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무엇보다 여성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세련되게 논리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현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전부를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내용이 빈약한 논리나, 내용은 있으나 감성적 논리로 대응해선 안 통한다.
전략적 사고를 하는 습관과 논리적 커뮤니케이션의 연습, 그러면서도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수용성을 갖는 것이 비즈니스 현장에선 필승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