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등 60여 점 전시
6월24일까지 페이스갤러리서울

키키 스미스, Dark Water, 2023, 청동, 182.9×165.1×71.1cm ⓒKiki Smith, courtesy Pace Gallery
키키 스미스, Dark Water, 2023, 청동, 182.9×165.1×71.1cm ⓒKiki Smith, courtesy Pace Gallery
키키 스미스, Barred Spiral Galaxy, 2022, 종이에 잉크와 아크릴 페인트, 62.9 ×44.6cm  ⓒKiki Smith, courtesy Pace Gallery
키키 스미스, Barred Spiral Galaxy, 2022, 종이에 잉크와 아크릴 페인트, 62.9 ×44.6cm ⓒKiki Smith, courtesy Pace Gallery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하는 미술가, 키키 스미스가 돌아왔다. PACE갤러리 서울에서 열리는 스미스의 개인전 ‘Spring Light’에서는 올해 제작한 신작 포함 조각·회화 등 6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스미스는 최근 막을 내린 서울시립미술관 개인전을 통해 한국 관객들과 처음 만났다. 이번 전시는 물, 하늘, 우주라는 구체적인 모티프를 중심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스미스의 오랜 예술적 탐구에 초점을 맞춘다.

1954년 독일에서 태어난 스미스는 1980~1990년대 미국 현대미술사에서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 왔다. 가정폭력, 임신중절, 에이즈 등, 여성성과 신체를 둘러싼 1980년대 미국의 정치·사회적 이슈를 다뤄 주목받았다. 그가 ‘페미니스트 예술가’로 호명되는 이유다.

과감하고 도발적이던 스미스의 작품 세계는 2000년대부터 달라진다. 신화, 설화, 종교, 중세 도상 등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제작한다. 인간을 넘어 동물과 자연, 우주 등으로 주제와 매체를 확장해 왔다. 페이스갤러리 측은 “이같은 주제의 이행과 확장은 인간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려는 오늘날의 시도와 맞닿아 동시대 예술의 논의로 스미스를 끊임없이 소환한다”고 설명했다.

키키 스미스, Evening Star, 2023 ⓒKiki Smith, courtesy Pace Gallery
키키 스미스, Evening Star, 2023 ⓒKiki Smith, courtesy Pace Gallery

이번 전시 작품들도 전시 제목 ‘봄볕(Spring light)’처럼 만개하는 자연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담고 있다. 스미스가 사랑하는 달을 포함해 별자리, 성운, 은하 같은 우주의 요소들이 2층 전시장 곳곳을 수놓고 있다. 알루미늄 조각 ‘Star Light’(2022), 대규모 청동 조각 ‘The Owls’(2011) 등이다. 3층에서는 물과 하늘, 동식물 같은 다채로운 자연의 요소들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청동 조각, 은 조각, 드로잉과 시아노타이프까지 여러 매체를 오가며 다층적 실천을 전개해 온 스미스의 역량이 돋보인다.

스미스는 2000년대 중반부터 ‘물’이라는 주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전시장 우측의 네팔 종이에 푸른빛 잉크를 사용한 드로잉 ‘River’(2020)는 흐르는 강물의 운동감과 물의 표면에 부딪혀 반짝이는 빛의 산란을 표현했다.

신작 ‘Dark Water’(2023)는 신적 존재를 통해 물이 갖는 생명력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전시를 아우르는 작품인 ‘Light of Nature’(2021) 연작은 빛을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형태를 만드는 실뜨기 놀이(cat’s cradle)에 비유해 자연과 인간의 공생적 관계를 드러낸다. 전시는 6월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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