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이태원참사 인권실태조사 보고회 열어
이태원 참사에서 생명이 위급한 피해자를 경찰이 조사해야 한다는 이유로 병원에 데려가지 못하게 한 사례가 보고됐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15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인권실태조사 보고회 - 10.29 이태원참사, 인권으로 다시 쓰고, 존엄으로 기억하다’를 열었다.
고운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가 피해자의 권리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누구나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부터 안전할 권리를 지니고, 생명과 안전에 대한 권리는 인간의 존엄을 뒷받침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이태원 핼러윈 축제 인파를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달리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면서 “경찰은 마약 단속, 집회, 시위 현장 단속에만 집중해 시민들을 권리 주체가 아닌 단속의 대상으로만 취급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구조받을 권리도 침해당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운 활동가는 “참사 당일 저녁 6시 34분부터 112에 최초 신고접수 이후 신고가 이어졌지만. 그러나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생명이 위급한 피해자를 경찰이 조사해야 한다는 이유로 병원에 데려가지 못하게 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이외에도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게 △존엄에 대한 권리 △진실에 대한 권리 △필요한 지원을 받을 권리 △애도와 연대의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한희 공익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희생자, 유가족, 생존자, 구조자, 지역 주민, 상인 등이 겪고 있는 인권 침해상황에 대해 발제했다. 특히 희생자·유가족·생존자에 대한 혐오와 낙인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이태원 참사에서는 광범위한 혐오와 낙인이 문제다. 지인으로부터 생존자는 가해자라는 소리를 듣거나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왜 하필 거기를 갔냐고 핀잔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와 사회의 책무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이서영은 피해자 존엄과 권리를 보장할 책무를 언급하며 “정부는 참사가 일어난 직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들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그는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책무 △적절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제공할 책무 △진상을 밝히고 재발장지 대책을 마련할 책무 △추모와 애도를 보장할 책무를 제시했다.
인권운동공간 활의 기선은 언론과 미디어에 왜곡·허위 정보와 혐오 확대 재생산의 책임을 묻고, 피해자 보호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또한 사회 구성원의 책임으로 △연대하고 공감해야 할 책임 △진실을 규명하고 기억해야 할 책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