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화가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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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경리부터 전 문화부장관 이창동까지

연극인 윤석화가 우리시대 문화를 꽃 피우는 사람들과 가진 진솔한 만남을 글로 엮었다. 현대무용가 홍신자, 마지막 변사 신출, 미술사학자 유홍준, 일신방직 사장 김영호 등 남에 '보여지는'데 익숙했던 사람들이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조용히 풀어놓는다.

연극인 김성녀는'남편 손수건도 못 챙길 만큼'연극에 몰두했지만 여전히 배우직을 버리고 싶지 않다며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이라고 말한다.

전 문화관광부장관 이창동은 장관이 된 후에는'눈에 보이는것마다 자기 책임'이 된다는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고, 법장 스님은 '거꾸로 가는 교육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유치원 앞 2000평 땅에 고구마 줄거리와 고추를 심었다고 속사정을 털어놓는다.

'짠돌이'로 소문난 미술사학자 유홍준이 그녀를 위해 탕수육을 시키고, 인터뷰는 절대 안 된다던 작가 박경리가 정식촬영을 허가하게 한 윤석화의 매력이 묻어난다.

일에 대한 생각, 열정부터 사회?정치적 현안, 소소한 일상에 대한 수다까지 격의 없이 흘러가는 대화가 흑백사진과 함꼐 담겨있다. 윤석화/인디북/1만2000원

적게 일하고 많이 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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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량을 줄이고도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 적은 돈으로 경제적인 독립을 성취하는 방법, 소모적이기만 한 직장을 때려치울 수 있는 용기는 현대인이 가장 원하지만 얻지 못하는 것들이다. 저자 젤린스키는 그 모든 것은 얻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그리고 일에 중독된 당신의 삶이 행복하냐고 묻는다. 진정한 여가는 특별한 사람만 즐기는 게 아니며 일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킨 사람이 깨닫게 되는 무엇이라는 것. 여가를 즐기며 행복하게 사는 삶에 동참하라고 독자를 유혹하는 잠언과 일러스트도 함께 실려있다.

어니 J 젤린스키 지음/황숙경 옮김/물푸레/1만3000원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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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은 과거시험 최종 합격자 33명의 등수를 정하는 마지막 관문이었다. 이 책은 왕이 나라살림 전 분야에 걸쳐 직접 출제한 주요 책문을 싣고 있다. 책문은'지금 당장 시급하게 힘써야 할 국가정책은 과연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다. 단순히 책문은 과거 등수를 결정하는 수단이 아니라 '국가의 비전'이란 화두를 놓고 왕과 젊은 인재들의 치열한 모색이었다고 할 수 있다. 광해군이 '가장 시급한 나랏일이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임숙영은 '나라의 병은 임금에게 있습니다'라고 직언한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 과거 합격자들은 자신의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생각한 바를 전달했다. 김태완 역·저/소나무/2만 원

논리야 나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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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는 어느 날 왼쪽 귀가 아파 병원을 찾아간다. 의사는 왼쪽 귀를 수술하고 나서 오른쪽 귀의 심각한 문제를 발견하고 오른쪽 귀마저 수술해버린다. 마취에서 깨어난 민기는 수술여부를 물어보지 않았으니 오른쪽 귀 수술비를 못 주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 김형진 교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러한 다양한 상황을 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사고력을 키우는 책을 선보였다. 앞 상황의 해답은 아무도 자기의 몸에 대해서는 자신만이 결정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민기는 수술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저자는 짧은 이야기를 통해 두 사람의 의견이 상반될 경우에 어떤 의견이 합리적인지 어린이들의 사고를 유도하고, 논리적 과정을 통해 바른 결론으로 이끌어 준다. 김형진 저/사회평론/8000원

책으로 만든 환경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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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다큐멘터리 SBS의 '환경의 역습'이 책으로 나왔다. 2년 전 새집증후군에 걸린 경험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박정훈 PD는 일상생활 속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그는 임신부가 차도 가까이에 산다면 태아의 심장기형 및 저체중아 출산, 조산의 가능성이 몇 배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또한 몸에 축적된 수은은 불임을 부른다. 불임 부부의 혈중 수은 농도는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훨씬 높다는 것. 저자는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현명한 소비를 통한 환경운동'의 필요성을 제안한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상품을 사용한다면 기업도 이런 상품을 생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박정훈 저/김영사/1만2900원

서기 1000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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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1000년의 인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흔히 당시를 '암흑의 시대'로 표현해 정체된 시기로 파악하고 있지만 전 세계가 그런 모습이었을까. 이 책은 오늘날 서구 중심의 역사관에 의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다양한 문화들을 고찰한다. 현재 세계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아메리카와 유럽이 1000년 전에는 변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시아와 중앙아메리카. 북아프리카의 거대 문명권들을 중심으로 세계가 돌아가고 있었다고 한다. 문화적 전성기를 누린 중국, 인도, 일본, 중앙아메리카, 비잔틴, 근동지역과 북아프리카의 경제·사회·종교 등을 총체적으로 설명한다. 강 위에 떠다니는 중국의 '나무틀 논', 늪을 이용해 만든 농토인 아스텍인들의 '치남파스'등 당시 흥미로운 선진 농업기술도 소개한다. 프란츠-요제프 브뤽게마이어·볼프강 쉔클룬 외 저/이동준 옮김/이마고/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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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현 기자 sobeit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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