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의 영상 뽀개기]
KBS2 ‘마이 리틀 히어로’
오는 5월 28일 가수 임영웅의
첫 단독 리얼리티 예능 공개

 

가수 임영웅의 첫 단독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히어로’거 오는 5월 28일 KBS2에서 공개된다. ⓒ물고기컴퍼니
가수 임영웅의 첫 단독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히어로’거 오는 5월 28일 KBS2에서 공개된다. 사진=물고기컴퍼니 제공

오른손을 ‘ㄱ(기역)’형태로 구부린 포즈를 보고 바로 ‘건행’을 떠올린 당신은 혹시 ‘영웅시대’? 아니라면 최소 지근거리의 누군가가 가수 임영웅의 팬이리라.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시그니처 포즈이자 인사말을 만든 장본인인 임영웅의 인기는 그의 모든 행보와 연일 갱신 중인 각종 기록들이 연애 뉴스를 장식할 정도로 고공행진 중이다.

오는 5월 28일 임영웅의 단독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인 <마이 리틀 히어로>(KBS2)의 론칭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하지만 아직까지 5부작이며, 지난 2월 열린 LA 콘서트 <아임 히어로 인 로스앤젤레스> 공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졌다는 것 외에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이쯤에서 ‘왜, 지금, KBS가, 임영웅의 단독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하는가’라는 점을 짧게나마 짚어보고자 한다. 

가수 임영웅. 사진=물고기뮤직 제공
가수 임영웅. 사진=물고기뮤직 제공

공영방송 KBS가 가정의 달 5월,
‘임영웅’이라는 스타를 선택한 이유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챙겨야할 기념일이 유독 많은 시기이다. 그래서 5월은 ‘가정의 달’이라 불린다. 예년에는 각 방송사들이 5월에 걸맞은 특집 방송들을 편성하곤 했는데, 올해에는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공영방송인 KBS가 해당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이다. 콕 집어 가정의 달 특집이라 언급하진 않지만 5월 말이라는 편성 시점은 충분히 가정의 달 특집이자, 어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연결 짓는다.

OTT(Over the Top·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대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각자 콘텐츠를 시청하도록 하는 개인화된 미디어 소비의 특징을 갖는다. 갈수록 미디어 경험이 파편화되는 시점에 KBS 프로그램이 지닌 메시지는 여타 미디어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공영방송이 갖는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데, 그중 하나가 공동체가 지향해야 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마이 리틀 히어로가>가 스타 개인의 삶을 관찰하여 사실성과 재미를 결합한 리얼리티 예능 장르라는 점에서 담아내는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추측컨대, 방송에는 공연 준비 과정과 콘서트 현장의 열기,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 그리고 팬에 대한 감사와 같은 내용이 채워질 것이다. 물론 극적 긴장감 유발을 위한 위기 혹은 갈등도 발생하겠지만, 결국에는 고난을 극복하고 희망을 갖고 나아가는 임영웅의 모습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이처럼 임영웅이라는 스타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가치관을 보여주는 공영방송의 역할은 미디어 소비가 다양화될수록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가수 임영웅 콘서트. ⓒ물고기뮤직
지난해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가수 임영웅 콘서트. 사진=물고기컴퍼니 제공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지닌 히어로’
선한 영향력 펼치는 ‘영웅시대’까지

여전히 시청률로 프로그램의 성패가 평가되는 가운데, 임영웅의 출연은 지상파의 주요 시청층인 중장년층을 확실하게 TV 앞으로 불러 모으는 필승 전략이라 볼 수 있다. 더욱이 단독으로 처음 출연하는 예능이라는 점에서 그 파급력의 정도를 쉽사리 가늠하기가 어렵다. 최근 시축으로 프로 축구 구단인 <FC 서울> 응원 최다 관중을 기록하면서 보여준 임영웅의 능력이 TV 시청률로 어떻게 재연될지 궁금할 뿐이다. 임영웅이라는 걸출한 스타의 출연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보장 카드이기 때문에 어느 플랫폼이라도 탐낼 수밖에 없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시청률은 날로 떨어지고, 화제성 역시 밀리는 지상파에게는 더욱 절실한 카드임에 틀림없다.

더하여, 임영웅일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로 (그의 이름처럼) 그 스스로 ‘히어로’가 되고, 팬들을 ‘히어로들’로 만들고 있음을 들 수 있다. 많이 알려진 내용이지만,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과 오랜 무명 시절과 같은 고생담은 2018년 패자부활전으로 재출연하게 된 <아침마당>(KBS1)의 5연승을 이끈 하나의 요인이 되었다. 이처럼 좌절과 시련을 능력(실력)으로 극복한 것, 그리고 연이은 각종 미담들은 그를 실제 히어로로 만든다. 영화에서 봤던 히어로들이 기술과 자본, 혹은 태생이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영웅들이었던 것과 달리, 임영웅은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지닌 히어로인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그가 가진 스타성, 즉 그의 파급력은 팬들의 각종 봉사와 기부 활동을 자극한다는 점이다. 팬들이 하는 선행은 함께 참여한 누구라도 위기에 빠진 다른 존재를 구하는 일상 속 작은 영웅들로 만든다. 히어로가 히어로들을 만드는 ‘히어로 생태계의 선순환’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임영웅과 ‘영웅시대’의 선한 행보는 공영방송이 추구하는 가치관에 적합하고, 더욱이 출연진으로 인해 생기는 논란을 피할 있는 보증 수표인 것이다.

방송 편성에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지만, 곧 공개될 <마이 리틀 히어로>를 편성한 KBS의 선택은 충분히 합리적이며, 내용뿐만 아니라, 시청률과 화제성이 어떻게 될지 그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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