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앰네스티 ‘분노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사장 신민정, 이하 앰네스티)의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캠페인 ‘분노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라’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수진 기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사장 신민정, 이하 앰네스티)의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캠페인 ‘분노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라’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수진 기자

윤 정부 1주년을 맞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여 “여가부 말고 젠더불평등을 폐지하라”고 외쳤다. 

10일 서울시 용산구 전쟁기념관 일대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사장 신민정, 이하 앰네스티)의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캠페인 ‘분노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라’가 열렸다.

앰네스티는 “그간 수없이 반복된 문제 제기와 책임 요구에도 윤 대통령과 여성가족부, 국회가 눈과 귀를 닫고 제대로 행동하지 않았다”며 이같은 캠페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다양한 여성인권 및 시민사회 운동가들이 참여해 발언을 이어갔다.

셰어(SHARE) 나영 대표는 “이렇게 계속 여성과 성평등을 삭제하고 인구와 가족을 강조하면 결과는 더 처참해질 것이다”며 “우리는 일 시키면 일하고 연애하게 시키면 결혼하고 아이 낳는 게임 속 캐릭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윤석열 정부에게 요청하고 호소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라 경고하기 위해 선 것이다”라며 “새로운 사회를 향한 변화를 무시한 채 역행한다면 그 시간 속에서 도태되는 것은 당신들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유랑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이수진 기자
한국성폭력상담소 유랑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이수진 기자

한국성폭력상담소 유랑 활동가는 “피해자분들이 ‘이제 지원 못 받는 건가요’ ‘가해자가 저를 무고죄로 고소하면 어떡하죠’ 질문할 때마다 답변을 숙고할 수밖에 없었다”며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고 말한 사람이 대통령인 국가에서 여성가족부가 폐지된다면, 성폭력 성립요건이 현행법에 따라 굉장히 협소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굳이 말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성평등 추진체계를 확립하고 젠더 관점에 기반해 여성폭력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여성폭력에 대한 구조적인 대응과 해결·예방을 고민하고 추진할 수 있는 성평등 전담기구가 강화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엄연히 존재하는 구조적 성차별과 여성에 대한 성폭력 앞에 우리에게는 여성가족부 더 나아가 성평등부가 필요하다”며 “이제라도 시대와 현실에 맞지 않는 여성가족부 폐지 계획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엄연히 존재하는 구조적 성차별을 인정하고 정부 정책 전반에 성인지적 관점을 적용하십시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방향으로 함성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이수진 기자
대통령실 방향으로 함성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이수진 기자

이날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를 하루 쉰 학생들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다같이 “젠더 불평등을 폐지하라.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 즉각 중단하라. 여성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참여를 보장하라. 성평등을 위한 정책과 예산을 마련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어 확성기 모형 앞에서 대통령실 방향으로 5초간 그간 쌓인 울분과 하고 싶었던 말을 담아 함성을 외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편, 글로벌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날 공개된 캠페인 영상 <분노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라: Hear Us Roar>는 국회내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인숙 의원과 5인의 여성 인권, LGBTI 인권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앰네스티는 오는 11일을 시작으로 이들의 개별 인터뷰를 담은 동영상 시리즈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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