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3분의 2·평균수명 80세 달해

한국 여성의 평균 수명은 80세, 남성은 그보다 7∼8년 적은 72세 정도로 추정된다. 노인 여성의 수는 65세 이상 인구중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지만 영향력 있는 노인단체에서 활동하는 여성 노인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는 여성노인들의 문제를 의제화해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통로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한노인회 등 노인단체 여성임원 극소수

신용자 한국씨니어연합 상임대표(대통령 직속기구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자문위원)는 “대한노인회 등 영향력 있는 노인단체에서 여성노인의 문제를 의제화해 정책에 반영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여성들이 거의 없다”며 “노인문제는 곧 여성문제이며 노인복지정책은 할머니 복지정책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존 노인단체들은 정책개발보다 사업에 치중하고 있으며 정부 지원금도 대한노인회 등 특정단체에 집중돼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노인단체는 '노인의 복지증진'을 목표로 69년 설립된 대한노인회(회장 안필준)다. 오랜 역사에 걸맞게 가장 많은 회원 수를 자랑하는 이 단체 소속 회원은 22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여성은 112만8000명이지만 단체를 이끌고 있는 33명의 임원 가운데 여성은 단 2명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는 대표적인 노인단체들에 연간 10여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대한노인회,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대한노인복지후원회, 한국노인의전화 등 12개 단체에 13억2300만원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대한노인회 지원비가 6억8160만원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사업 내역중엔 노인관련 책자 발간 9000만원, 노인의날 행사지원비 9000만원, 전국노인게이트볼대회 2000만원 등 행사 지원이 많다.

노인복지정책 개발에 '여성 비중' 높여야

여성노인문제를 연구하는 이동옥(이화여대 여성학 박사과정)씨는 “대다수 노인단체들은 직장생활을 하다 은퇴한 남성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들에게 여성 노인들의 삶은 관심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가장 많은 회원을 갖고 있는 대한노인회의 개혁도 중요하지만 정부도 노인문제를 여성문제로 인식하고 성인지적 관점에서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여성 노인들의 정치세력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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