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당국자가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핵공유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미국과의 핵공유”라고 밝힌 우리 정부의 설명과 온도 차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은 27일(현지시각)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과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는 워싱턴 선언을 사실상 핵공유라고 설명하는데 이런 설명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선언을 사실상 핵공유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입장이 다른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한국 동료들과 폭넓은 논의를 했다”면서도 “우리 입장에서 우리가 '핵공유'라고 말할 때는 중대한 의미를 내포한다(has significant implications)”고 선을 그었다.
‘미국은 핵공유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핵공유에 대한 정의가 있지만 그게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들어가고 싶지 않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한반도에 핵무기를 다시 들여오는 게 아니라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하고 싶다”고 답했다.
케이건 국장은 “우리 입장에서 핵공유에 대한 정의는 핵무기의 통제와 관련돼 있는데 여기(워싱턴 선언)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매우 분명히 하고 싶다”며 “한국 대통령실이 핵공유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수 없지만 우리의 정의로는 핵공유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국 측은 워싱턴 선언이 미국의 강화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는 매우 의미가 큰 조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워싱턴 선언에 대한 기자 질문에 “확장억제 강화와 그 실행 방안은 과거와 다른 것”이라며 “북핵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이 핵 자산에 대한 정보와 기획, 그에 대한 대응 실행을 누구와 함께 공유하고 의논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확장억제 방안이고, 그래서 더욱 더 강력하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