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세계경제연구원 30주년 컨퍼런스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난스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IGE) 창립 30주년 기념 특별 국제컨퍼런스'에서 전광우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 ⓒ세계경제연구원 제공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난스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IGE) 창립 30주년 기념 특별 국제컨퍼런스’에서 전광우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세계경제연구원 제공

“코로나 팬데믹과 기상이변 충격이 기후변화 위기를 악화시키는 한편, 글로벌 공급망 병목(정체) 현상과 식량‧에너지 위기는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IGE) 이사장은 26일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세계경제연구원 창립 30주년 기념 특별 국제컨퍼런스’가 이날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지정학적 도전, 기후변화 위기, 그리고 세계경제 미래’라는 주제로 열렸다.

전 이사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질서 있는 에너지 전환은 지금, 이 시점에 반드시 필요하다. 탈동조화·탈세계화·탈탄소화·디지털화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지정학적 경제환경과 정책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이사장은 “코로나 팬데믹과 기상이변 충격이 기후변화 위기를 악화시키는 한편, 글로벌 공급망 병목(정체)현상과 식량·에너지 위기는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도전은 에너지 안보 강화, 질서 있는 에너지 전환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환경 변화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제 회복 탄력성의 중요성을 증대시키고, 합리적 에너지 믹스와 전환의 시급성을 일깨운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동조화 △탈세계화 △탈탄소화 △디지털화의 네 가지 개념을 설명했다. 탈동조화는 ‘디커플링’을 의미하고, 한 나라 경제가 특정국가 혹은 세계 전체의 경기 흐름과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칭한다. 탈세계화는 세계화를 벗어나자는 주장이나 현상을 의미한다. 탈탄소화는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기술적으로 가능한 탄소 배출 감소를 통해 탄소가 없는 세계 경제를 만들어 가는 움직임을 말한다.

전 이사장은 “이러한 개념들이 사회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 속에서 오늘 컨퍼런스가 세계의 주요 지정학적·경제적 이슈에 대한 논의의 장, 새로운 지정학적 경제환경·정책적 대안 모색을 위한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난스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 개최한 '세계경제연구원(IGE) 창립 30주년 기념 특별 국제컨퍼런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거대한 변화의 시대를 능숙하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정책 기반과 명확한 비전이 수립돼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자유’라는 가치에 대한 깊은 믿음을 토대로 창의·혁신을 이끄는 민간 주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규제완화와 세제개편을 위한 이니셔티브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가 ‘자유’라는 가치에 대한 뿌리 깊은 믿음을 토대로 민간 주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규제완화와 세제개편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시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나친 정부 개입에서 벗어나 노동·교육·연금의 구조개혁 또한 추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전략산업의 핵심기술 확보와 신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며 “해당 분야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산업기술 분야의 핵심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한 총리는 “무엇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과 사다리를 구축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포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부는 저출산‧고령화‧지역불균형 등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난스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 '세계경제연구원(IGE) 창립 30주년 기념 특별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난스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 '세계경제연구원(IGE) 창립 30주년 기념 특별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프레드 버그스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명예원장은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 관계에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향후 30년을 살펴보면 핵심적인 이슈는 바로 경쟁”이라면서 “세계 경제 리더십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 결과가 최종적인 모든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버그스텐 명예원장은 “한국은 중견국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완전히 끼어 있다”면서 “한국 국익에 있어 건설적인 해법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정을 채택한다거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다자간, 지역적 차원에서 우방국, 동맹국의 도움을 받아 무역 간 차이를 해소해나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버그스텐 명예원장은 “한국이 독특한 입지를 갖고 있다”며 “세계 무역체제 분쟁을 해결하는 역할을 한국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문제 해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에 한국이 앞서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무질서와 한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첫 번째 세션에서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통계학적 변화, 에너지 전환, 안보와 팬데믹, 기술적 혁신과 생산성 향상 등 다섯 가지 추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 세계가 다자 체제, 다중이해자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명예이사장도 “전세계 미래의 중심에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헤게모니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글로벌 무질서 속에서 한국이 생존 협력 전략을 구현해서 극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다툼과 관련해 미국 반도체 법안의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를 역임했던 앤 크루거 존스홉킨스대학교 시니어 펠로우는 “반도체 기계를 자급자족하면서 모든 칩을 자체 생산하겠다는 미국의 목표는 달성하기는 비현실적이고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병연 서울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중국과 완벽한 디커플링을 하기보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 분야를 핵심 마당으로 선정한 뒤 경쟁해 우위를 점하는 스몰야드 하이펜스(small yard high fence)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미국이 대량생산으로 리쇼어링까지 성공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대만, 한국, 일본 등에 공장을 잘 운영하는 등 동맹국 간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동철 KDI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은 “세계 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경제활동 인구의 고령화, 기후변화 등이 있다”며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가가 정말 크다”고 지적했다.

조동철 원장은 “기후변화 위기에 대해 당장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더 큰 피해가 있을 것”이라며 “몇 세대에 걸쳐 해야 될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정학적 위기와 관련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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