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김경희 이천시장
9급 출발해 40년간 공직 경험
야간 소아진료로 정주여건 개선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기대

김경희 이천시장 ⓒ홍수형 기자
김경희 이천시장 ⓒ홍수형 기자

경기 이천시는 ‘SK하이닉스 반도체’와 ‘임금님표 이천쌀’로 대표되는 도농 복합 도시다. 최근 이천시는 반도체특화단지 유치를 통해 반도체 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경희(68) 이천 시장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천을 첨단 산업의 메카로 만들어 양질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젊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첨단산업 도시이자 살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첫 여성 이천시장인 김 시장은 행정 관료 출신이다. 이천 토박이로 1973년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내무부(현 행정안전부) 일반직 최초의 여성 사무관으로 임용됐고 경기도와 이천시 부시장 등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40년 동안 공직 생활을 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민선 8기에 시장에 당선된 김 시장은 “귀를 열고 시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약속대로 청년과 주부, 농민과 기업인들을 만나며 현장에서 시정의 답을 찾고 있다. 첨단기술과 전통문화가 공존하는 ‘새로운 이천’이 시작되고 있다.

-민선 8기 시장 취임 후 가장 주력했던 정책과 사업은.

“이천시는 민선8기 출범 후 ‘새로운 이천’을 향한 힘찬 비상을 위해 착실히 준비해 왔다. 도시성장과 시민행복에 맞춰 108개 공약사업을 확정하고, 미해결 현안사업을 포함해 추가로 52개의 이행과제를 설정하여 단계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는 등 민선8기 시정의 기틀을 다졌다. 또한, 선거과정에서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묶고 소통과 화합을 기반으로 큰 미래를 함께하기 위한 노력도 경주해 왔다. 14개 읍면동과 주요 민원현장 곳곳을 누비며 시민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들었다. 시민들의 고질적인 불만이었던 신속한 민원처리를 위해 취임 즉시 ‘민원소통기동팀’과 ‘이천 남부시장실’을 신설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복합적인 고충민원까지 능동적으로 처리하고 해결하도록 ‘시민중심, 현장중심의 행정’을 펼쳤다.

일례로 전국적인 쌀값 폭락사태로 농민들의 한숨과 시름이 깊어지면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고 ‘이천쌀 소비촉진운동’을 벌였다. 관내 음식점에 이천쌀 구매 시 차액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했고, 이천쌀 택배비를 지원하고 기업체와 학교, 각급기관, 시민사회단체에 이천쌀 사용 협조를 요청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그 결과, 대책을 마련하고 약 두달 만에 1만3000여톤(t)에 이르던 재고를 모두 소진할 수 있었다.”

-‘반도체 기반 첨단미래도시’ 도약을 위한 인프라 조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이천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반도체산업을 이끌어 온 첨단도시이자 K-반도체 벨트에서 메모리반도체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반도체 핵심도시다. 제4차 수도권정비계획에 의한 스마트반도체벨트로 지정됐고 산업통상자원부의 2030년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K-반도체 벨트로 구축돼 있다.

향후 미래먹거리로 촉망받는 반도체 산업을 더욱 육성하기 위해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을 국가첨단 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 주변에 반도체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자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있는 등 이천시를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정부가 반도체 초강국 달성을 목표로 세계시장에서의 국가 경쟁력을 키우고 반도체 기술의 보호를 위해 지난해 11월 반도체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하면서 특화단지 공모를 추진 중이다. 현재 이천을 비롯한 많은 도시들이 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받기 위해 공모를 준비 중에 있으며, 그 중 이천은 특화단지 지정요건인 선도기업 보유와 초격차 기술확보 측면에서 이미 자격을 갖춘 지역이라 볼 수 있다.” 

김경희 이천시장 ⓒ홍수형 기자
김경희 이천시장 ⓒ홍수형 기자

 

-이천시의 야간 소아진료 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시민과의 대화에서 자녀를 키우는 여성들의 ‘밤에 아프면 갈 곳이 없어 서울로 가야 한다’, ‘수원이나 분당, 서울로 이사 가는 사람도 있다’는 말을 듣고 심각성을 느꼈다. 야간에도 진료할 소아과 의사를 찾았는데 임금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시의회와 협의해 시가 소아과 전문의 인건비 등의 70%(연간 3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현재 경기의료원 이천병원에서 자정까지 영유아를 포함해 만 15세까지 소아과 진료를 보고 있다. 4월부터는 엘리야병원에서도 야간진료를 시작했다.

저출산이 문제라고 하는데, 출산축하금 지급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키워준다는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출산, 양육에 소요되는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공적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국가의 역할 아니겠나. 이천시도 셋째부터 지급하던 이천시 출산축하금을 내년에는 첫째 출생아부터 지급하기로 했다. 올 초부터 시행된 정부의 첫만남 이용권사업(200만원 지원)을 더하면 내년부터는 첫째 아이 출산 시 300만원, 둘째 아이는 400만원, 셋째 아이는 500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를 위한 본인부담금 지원과 건강관리사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국공립어린이집, 다함께 돌봄센터, 24시간 아이돌봄센터, 토요운영 지역아동센터를 확대하겠다.”

-이천시 가족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가족의 다양성’이다.

“가족의 형태는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가족의 생활방식까지도 변화하고 있다. 이천시도 다문화가족, 1인가구, 맞벌이가족, 재혼가족, 한부모 가족, 조손가족 등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다문화가족과 외국인주민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할 가족이며 이웃이다. 앞으로 경계선이 사라지고 함께 융합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인식 변화와 주민들 간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이천시는 매년 이천세계문화축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세계인의 날 기념 이천세계문화축제’를 5월 5일 예스파크에서 열린다.

행사와 더불어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기본 발판인 언어, 문화 교육정책과 소통, 상담 또한 지속적으로 지원하여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차별되지 않으며 화합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

-시의 대표적인 여성정책은?

“이천시는 여성뿐만 아니라 노인, 장애인, 아동 등 시민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한 여성친화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일·가정양립 지원, 여성폭력 피해방지, 다문화·한부모 가족과 위기 청소년에 대한 지원 강화 등 여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청년 세대의 성별 인식격차,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고민, 저출생·고령화로 급속히 변화하는 인구구조 등 정부의 국정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동시에, 커다란 변화를 모색해야 할 막중한 과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시민 모두가 존중받는 평등한 사회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새로운 이천, 함께 여는 미래’라는 민선 8기 이천시정의 슬로건은 저의 좌우명이자 철학이다. 시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갈등을 넘어 치유와 화합으로, 분열에서 통합된 사회로 함께 나아가길 희망한다. 이천시의 모든 정책이 기존의 한계를 넘어 이천의 미래의 장을 여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신설된 미래성장담당관에 여성 과장을 임명하시는 등 정기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인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올해 제시한 5가지 역점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궁극적으로 민선8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강력한 시정혁신 드라이브를 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고 일하는 조직문화와 인센티브 등 상벌을 확실하게 하여 시정의 생산성을 높이는 인사를 단행했다. 시민의 욕구에 부응하고 민선8기 공약과 현안 추진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사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임기 동안 주력할 정책은.

“민생안정과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고 탄탄한 지역경제와 미래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 SK하이닉스 반도체를 중심으로 첨단산업벨트 거점을 구축하고, 대월산업단지를 친환경 첨단산업단지로 2025년까지 조성해 하이닉스 협력업체와 첨단업종 기업이 입주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부발 역세권과 SK하이닉스 배후도시를 연결해 반도체 기반의 미래첨단산업도시로 볼륨을 키우고, 여기에 미래도시체험관과 차세대 반도체 연구단지, 첨단인재 양성을 위한 IT대학 등을 임기 내 유치하여 4차 산업을 선도하는 미래형 도시가 되도록 청사진을 그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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