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개원 40주년 기념 국제 학술회의
‘전환의 시대 한국 성평등 정책,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주제
라운드 테이블 토론… 학계부터 여성운동계까지 다양한 목소리 나와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원 40주년 맞아 '변화하는 환경과 성평등 정책의 미래'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강이수 한국여성학회 회장, 조용수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과장, 오경은 전국여성정책네트워크 회장, 문유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구명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윤명옥 한국지엠 홍보부문 전무 ⓒ홍수형 기자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원 40주년 기념 국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강이수 한국여성학회 회장, 조용수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과장, 오경은 전국여성정책네트워크 회장, 문유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구명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윤명옥 한국지엠 홍보부문 전무 ⓒ홍수형 기자

한국 사회가 여성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이 갖춰져 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원 4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를 열었다. 이번 학술회의는 ‘변화하는 환경과 성평등 정책의 미래’를 주제로 개최됐다.

라운드테이블 토론은 ‘전환의 시대 한국 성평등 정책,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문유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강이수 한국여성학회 회장, 조용수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과장, 오경은 전국여성정책네트워크 회장/부산여성가족개발원 원장, 구명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윤명옥 한국지엠홍보부문 전무가 토론에 참여했다.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원 40주년 맞아 개최한 '변화하는 환경과 성평등 정책의 미래' 학술회의에서 강이수 한국여성학회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원 40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제 학술회의에서 강이수 한국여성학회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강이수 한국여성학회 회장은 “40년 동안 한국 여성들의 교육의 향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여성의 인력은 과거와는 달리 이미 어느 부분에도 도전할 수 있는 능력과 지식을 갖고 있는 상태”라면서 “이제 여성들이 실력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환경이 돼 있는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정연이 연구기관이라는 점에서, 여성이 처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경제적 지표를 많이 개발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여정연이 저출생 정책을 다뤄야 한다면서 “출산과 양육에 대한 지원으로만은 부족하다. 아이를 안 낳는 것 이전에 결혼을 선택하는 절대적 수가 부족하다. 왜 결혼하지 않는가에 대해 질문한다면 경제적 자립과 불안에 대한 요소가 크기 때문”이라면서 “성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대처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원 40주년 맞아 개최한 '변화하는 환경과 성평등 정책의 미래' 학술회의에서 오경은 전국여성정책네트워크 회장이 발언을 듣고 있다. ⓒ홍수형 기자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원 40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제 학술회의에서 오경은 전국여성정책네트워크 회장이 발언을 듣고 있다. ⓒ홍수형 기자

토론자 중 일부는 여성가족부의 존폐 위기를 성평등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경은 전국여성정책네트워크 회장 겸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원장은 “여성가족부가 없었다면 지금의 성평등 정책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성가족부의 역할이 축소되어 이해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의사결정 분야에서 여성들의 대표성이 낮다. 젠더에 기반한 폭력도 아직 여전하다. 따라서 구조적 성차별은 존재한다”고 덧붙이며 “이런 상황에서 정책 대상의 초점을 여성에게 맞추고 추진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성 인권, 여성 폭력, 여성 경제·일자리 등 더 많은 고민과 숙제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양성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명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는 “여성의 정치적 경제적 성평등을 끊임없이 증진시켜야 하며,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에게 불평등이 없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성평등이 기본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양성평등이 실현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것저것 논하다보면 핵심을 잘 짚어나가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구 이사는 “성평등 정책은 남성이 반드시 동참해야 한다. 여성들이 연대해서 구호를 외치고 노력해도 남성들이 호응하지 않고 진심으로 공감하지 않으면 실현이 어렵다”면서 “따라서 교육이 중요하다. 제도와 정책만으로는 따라가기 어려운 마음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여성운동에서 바라보고 있는 전환의 시대에 대해 설명했다. 김민문정 상임대표는 “2022년 1월부터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제시나 ‘구조적 차별은 없다’와 같은 대통령 후보자의 발언 등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며 “(여성 운동은) 여성과 소수자를 지우려고 하는 현실 아래서 이야기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성평등’과 ‘양성평등’의 단어 사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성평등은) 어떤 존재들을 비정상적인 위치에 놓거나 그 사람들의 존엄을 부정하는 상황에 놓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원 40주년 맞아 개최한 '변화하는 환경과 성평등 정책의 미래' 학술회의에서 윤명옥 한국지엠 홍보부문 전무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원 40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제 학술회의에서 윤명옥 한국지엠 홍보부문 전무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윤명옥 한국지엠 홍보부문 전무는 견고한 가부장제 아래에서 일을 해온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냈다. 윤 전무는 “첫 직장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을 때 가서 하소연할 여성 선배가 없었다”며 “여성들에게 롤모델이 필요하고, 나라도 그런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전무는 “2020년대에 들어서 여성 리더십 자리까지 오게 됐는데,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많은 여성들이 리더십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라는 문제가 보였다”면서 “앞으로는 기업들이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에서 기업이 역할을 해준다면 지역사회에 전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사회적 기여가 이윤이 된다고 느낄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고 이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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