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상대 디지털 성범죄 이뤄진 ‘우울증갤러리’
파생 단톡방 ‘신대방’, 미성년 여성 성착취 고발 글도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서울 강남 테헤란로 한 고층건물에서 10대 여성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숨진 여성은 사건 당일 디시인사이드 내 ‘우울증갤러리’에서 만난 남성과 함께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이용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일으켜 논란이 됐던 우울증갤러리에서는 ‘비슷한 일들이 계속 있었다’는 고발이 나오고 있다.

17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한 건물 옥상에서 10대 여학생 A양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폐쇄회로(CCTV) 등에 A양이 혼자 이동한 정황 등이 남아있어 타살 등 범죄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해온 A씨는 사건 당일 갤러리를 통해 알게 된 남성 B씨와 극단적 선택을 모의했으며 사건 당일에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건 이후 해당 커뮤니티에 당시 상황을 정리한 글을 직접 올렸다. 그는 A씨와 먼저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자 했는데 A양이 계획 실행을 재촉해 무서운 마음이 들어 자신은 도망쳤다고 주장했다.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 게시물 캡처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 게시물 캡처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는 이전부터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여성 이용자를 소위 ‘능욕’하는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인’의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라이브 방송 중인 여성 이용자의 얼굴을 캡처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셀카를 저장한 뒤 ‘능욕’글을 쓰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우울증갤러리에서 파생된 단체 대화방인 ‘신대방 패밀리’가 모임에 참석한 미성년 여성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우울증갤러리에는 우울증으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공감할 사람이 필요해 갤러리를 찾은 여성들에게 술과 약을 먹이고 성착취를 저지르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취지의 다수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우울증갤러리 이용자들에게 성착취를 당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이 더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갤러리 이용자의 글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불법 촬영·임신 등으로 네 명의 여성 유저가 숨을 거뒀다는 글을 올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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