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출판 분야 여성 리더들 (520명)

90년대 후반부터 수적 증가 두드러져

중앙일간지 여성 발행인 탄생…논설위원, 편집국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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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여성 리더 찾기 작업의 두 번째 시리즈인 '언론·출판 분야' 여성 리더는 모두 520명이다. 언론분야는 신문, 방송, 잡지, 사보, 인터넷 기자, 웹진, 언론 관련단체 등에서 일하는 간부급, 임원, 조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여성들, 사진기자처럼 여성이 별로 진출하지 않은 분야에서 개척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들을 포함시켰다.

잡지분야는 '대표이사 또는 발행인'으로 제한했고, 출판분야는 '대표이사, 편집장 또는 편집주간' 등 실질적으로 출판에 영향력을 끼치는 여성들을 포함시켰다. 그 결과 언론분야는 368명, 출판분야는 152명으로 나타났다.

여기자 평균비율 10.4%

2002년 여기자클럽(현 한국여기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여기자의 비율은 평균 10.4%다. 그러나 90년대 후반부터 합격자 수가 절반을 육박하면서 양적으로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물론 간부급으로 올라갈수록 급격히 감소하는 '유리천장'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성별에 따라 부서 배치에 차이를 보이는 경향도 여전하다. 양적 증가만큼 질적 발전이 따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먼저 신문매체의 주요 여성 리더들을 보면 중앙 종합일간지 첫 여성발행인인 장명수 현 한국일보 이사, 여성논설위원 시대를 연 한겨레 김선주(현 한겨레 논설주간), 문화일보 김징자, 서울신문 임영숙(현 서울신문 주필·이상 93년), 서울신문 신동식(현 한국여성언론인연합 대표·94년), 한겨레 지영선(현 한겨레 논설위원), 한국경제 박성희(현 부국장대우 논설위원·이상 98년), 코리아헤럴드 김혜원(현 코리아헤럴드 편집위원·99년), 연합뉴스 윤혜원(현 국장급 논설위원·이상 2000년), 한국일보 최성자(현 논설위원), 중앙일보 홍은희(논설위원이자 한국여기자협회 회장·이상 2001년), 동아일보 김순덕(현 논설위원), 대한매일 신연숙(현 논설위원·이상 2002년), 조선일보 박선이(현 문화부장·2003년) 등이 있다.

지역 주요 일간지에선 호남신문의 김원자, 광주매일의 남성숙 논설실장(국장급), 부산 남구청장이 된 부산일보의 전상수 논설위원, 퇴직한 대전일보의 김선미 논설실장 등도 지역 언론계에서 손꼽혔던 여성 언론인이다.

김선주 한겨레신문 논설주간은 98년 한국일보 장명수 이사, 서울신문 임영숙 주필에 이어 세 번째로 여성 논설주간이 됐다(2004년).

이 외에 내일신문의 최영희 부회장, 중앙일간지 첫 여성편집국장인 이옥경 내일신문 편집국장, 스포츠 일간지 첫 여성 편집국장인 김경희 일간스포츠 이사 대우, 영자일간지 첫 여성편집국장인 이경희 코리아헤럴드 편집인 겸 주필, 첫 여성 사회부장인 권태선 한겨레신문 부국장, 시사주간지 첫 여성편집장인 전 시사저널 편집장 서명숙(현 'if' 편집위원), 시사주간지 '뉴스메이커' 유인경 편집장 등이 있다.

방송에서 활약한 해설위원으로는 98년 5월 KBS 보도본부의 해설위원이 된 김운라 전 창원방송 총국장, KBS 남승자, 2001년 KBS 류현순(현 정책기획센터 팀장), MBC 홍은주(현 경제부장), 2002년 KBS 이정옥(현 방송문화연구위원) 등이 있다. 올해 총선을 통해 정치권으로 진출한 방송인으로는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했던 박찬숙, MBC 기자 출신이면서 앵커로 활약했던 박영선 등이 있다. 앵커로 이름을 날렸던 백지연은 현재 전문 MC로 일하고 있고, MBC의 이진숙 보도제작국 차장은 여성종군기자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여성언론매체에는 여성운동계의 국민주 형식으로 88년 여성주의 언론의 첫 물꼬를 튼 여성신문의 이계경 초대 발행인(현 국회의원), 김효선 현 발행인, 박이은경 편집국장을 비롯해 97년 탄생된 'if'의 엄을순 발행인, 초대 편집장인 박미라, 전 문화일보 기자이자 창간 주역 중 하나인 류숙렬 현 방송위원회 위원, 신동아 기자를 거쳐 'if'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재 KBS 1TV '미디어 포커스'의 진행자로 있는 김신명숙, 정박미경 편집장 등이 있고 2000년에 창간된 미즈엔의 이옥경 대표, 이은희 편집장, 2001년에 창간된 우먼타임스의 신숙희 대표, 조은희 편집국장 등이 있다.

여성 방송인 정계진출 가시화

방송 분야를 살펴보면, 98년 KBS에 박권상 사장이 취임하면서 여성간부 기용이 본격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졌다. 첫 여성 총국장인 김운라 창원방송 총국장, 첫 여성경제부장인 최춘애 국장, 첫 여성 아나운서 부장인 박경희 위원, 김혜경 시청자센터장, 박현순 라디오제작국 제작위원 등이 그들이다. 올해 정연주 사장이 팀제 개편을 단행함으로써 간부급들이 상당 부분 줄기는 했지만, 방송에서의 여성들의 영향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신입사원 중 1명에 머물렀던 여성 PD는 8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숫자가 늘어나 최근에는 전체 PD중 약 10%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 외에도 방송국 최초의 여성 편성국장으로 허미숙 CBS 편성국장이 있다.

'여성신문', 여성언론 물꼬 터

온라인 상에서의 여성주의 매체는 지난 98년 최초의 여성주의 사이트 '달나라 딸세포'가 만들어진 후에 다양한 방식으로 증가해 왔다. 웹진과 커뮤니티 기능을 함께 갖고 있는 '언니네'(www.unninet.co.kr)의 조지혜 대표, 여성주의 웹사이트 '줌마네'(www.zommanet.co.kr)의 이숙경 대표, 여성주의 문화동인 '살류쥬'(www.salluju.or.kr)의 장정임 편집주간, 온라인 여성주의 저널 '일다'(www.ildaro.com)의 조이여울 편집장 등이 있다.

잡지분야는 월간 '행복이 가득한 집'이영혜 대표, 월간 '기계기술' 이영희 대표, 월간 '유아'유지영 대표 등이 있다. 출판분야는 89년 창간해 꾸준히 여성주의 책을 출간해온 도서출판 여성신문사의 이계영 대표, 내년에 창립 60주년을 맞는 현암사의 형난옥 대표를 비롯, 강맑실 사계절 출판사 대표, 김혜경 푸른숲 대표, 박은주 김영사 대표 등이 있다.

등록된 출판사는 1만5000∼1만8000개이고 그 중에 실제로 활동하는 출판사는 700∼800개 정도이다.

그 중에 출판사에 근무하는 성별 비율을 보면 남성이 55%, 여성이 45%로 남성이 10%정도 더 많다. 간부급 비율은 남성이 평균 1.8명이라면 여성이 0.2명으로 출판계의 상부조직은 대부분 남성이 차지하고 있다. 부서별로도 성별 차이가 나타났는데, 편집부에 근무하는 인원은 여성이 더 많고, 영업부에 근무하는 인원은 남성이 세 배 정도 더 많았다.

비교적 여성이 많이 일하고 있는 분야이고, 뚜렷한 업적을 남긴 여성 리더들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긴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이 오랫동안 살아남아 리더로 성장하기 어려운 곳이 바로 언론·출판 분야이기도 하다.

강시현 1만여성리더 프로젝트 팀장

● 포커스 인터뷰

【출판분야】

김혜경 푸른숲 대표

“자기 자신을 디자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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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어린이, 청소년 관련 책을 주로 출판하는 '푸른숲'의 대표이자 한국출판인회의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혜경씨는 출판 분야에서 성공한 여성으로 손꼽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어렸을 때부터 여자이기 때문에 뭘 못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여자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남자한테 주눅들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도 영향을 준 것 같고요”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둔 뒤 출판사를 차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유지해올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이런 '자기 긍정성과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독자들의 마음을 잘 읽어내서 어떤 책을 읽고 싶어하는지, 어떻게 꾸며야 읽기 편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책 내는 일의 중요한 관건이라면 여성들은 충분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본다.

“소규모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적수준이 높고 전문 지식만 있다면 여성들이 창업에 뛰어들기 좋은 조건이지요” 그가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자기 자신을 디자인'하라는 것이다.

“사회적 상품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자기 이미지를 만들고 자기를 디자인하는 일을 평생 해야합니다” 그렇다면 김혜경 대표가 디자인해가는 자기 이미지는 무엇일까.

“부드럽되 만만하지 않게 보일 것, 할 말은 하지만 상대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늘 제가 생각하는 것입니다”

【언론분야】

지영서 KBS 아나운서, KBS 한국어팀 팀장

“방송, 자부심으로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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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9년 TBC에 아나운서로 입사해 현재 KBS 한국어팀장을 맡기까지 지영서 팀장은 25년간을 방송계에서 '생존' 해왔다.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직업이지만 오랫동안 근무하는 여자 아나운서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 동안 어떤 어려운 고비를 넘겼느냐는 질문에 그는 몇 가지를 얘기한다.

“처음 입사했을 즈음엔 결혼하면 그만두는 것이 불문율이었어요. 물론 법으로 정해져있는 건 아니었지만요. 그런데 결혼하고서도 계속 다니는 여자 아나운서들이 많아지면서 서서히 그런 불문율은 없어져가더군요. 또 93년 때 오래 근무한 순서대로 8명의 여자 아나운서들이 무연고 지역으로 발령을 받았는데, 사실상 해고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한 달 동안 노조와 함께 투쟁했죠.

다행히 1년 뒤에 원상 복귀하는 것으로 해결됐어요. 그때 또 한 고비를 넘겼고, 두 번이나 연달아 지역발령을 받고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던 것, 차츰 여자간부들이 많아지면서 여자도 능력이 되면 오래 다닐 수 있구나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굽이굽이 어려움들이 많았습니다”

지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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