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의 사기문자 화면 ⓒ부산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 조직의 사기문자 화면 ⓒ부산경찰청 제공

발신번호를 휴대폰 앞자리인 '010'으로 조작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벌여 수십 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10일 전기통신사업법,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환급에관한특별법, 사기 등의 혐의로 전화금융사기 일당 22명을 검거, 이 중 A(30대)씨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B(40대)씨 등 1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구속된 3명은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중국 6개 지역에서 콜센터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국내 피해자들에게 '010'으로 발신되게 전화를 건 후 금융기관·수사기관·자녀로 사칭하는 수법으로 229명을 속여 26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B씨 등 19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국내에서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를 운영하며 해외 콜센터에서 발신하는 검찰·금융기관·자녀를 사칭한 전화와 문자를 국내 피해자 45명에게 수신될 수 있도록 도와 24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원들은 중국에서 전화를 걸어 검사 등을 사칭하며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이거나 대환 대출 명목, 자녀 사칭 액정 수리비 요구 등의 수법으로 돈을 가로챘다.

또 아파트·오피스텔 등을 빌려서 콜센터 시설을 갖추고, 통솔 체계를 갖춘 기업형 조직을 결성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를 운영하면서 중국 등 해외 전화금융사기 조직과 공모해 ▲중계기(Sim-Box) ▲라우터( 서로 다른 네트워크 연결장치)▲타인 명의 유심·휴대전화를 갖추고 모텔, 원룸, 땅 속 등에 중계기를 설치하거나 차량에 설치해 이동하는 수법 등으로 변작기 중계소를 운영해 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단속 현장에서 휴대전화 450대, 유심 2000여개, 중계기 3대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시민들이 '070' 번호는 받지 않지만, '010' 번호는 잘 받는다는 점을 악용했다"면서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는 전화로 금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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