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호정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국민의힘 대표의원·서초4선거구
최장수 당 서울시당 여성위원장
다문화 임산부 교통비 지원 조례
딸 아이디어… 차별 시정 위해 노력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 대표의원, 서초4구) ⓒ홍수형 기자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 대표의원, 서초4구) ⓒ홍수형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여성 지방의회 의원의 비율은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각각 115명(14.8%), 650명(25.0%)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제7회 지방선거에 비해 광역·기초의원이 각각 4.6%, 5.7%씩 줄어든 것. 정치권 내 성평등 의식을 제고하며 여성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인 최호정 서울시의원(서초4구)의 협치는 ‘대화’다. 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는 대화를 통해 의원들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소수일 때 의정활동을 해봤기 때문에 가능하면 합리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임위원장을 배분할 때도 예전에 민주당이 다 가져간 적이 있기 때문에 7대 3 비율은 맞추려고 한다. 예결위원장도 네 분 중에 한 번은 드렸다”며 “민주당과의 협치도 있지만 76명의 국민의힘 의원의 뜻을 모으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돼 서울시의회에 입성한 뒤 재선 이후 2018년 낙선했다가 2022년 3선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을 대표해 제11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대표의원에 만장일치로 선출된 그는 “싸우지 않는 의회, 국회보다 더 낫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서울시의회가 되겠다”고 했다.   

최 의원의 1호 조례는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폐지 조례안’이다. 그러나 TBS 노조는 조례 무효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31일부터 시민단체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TBS 주민조례 발안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최 의원은 “노조 측 입장은 당연히 예측된 일”이라면서도 “박 의원께서 직접 운동하시는 것은 선을 넘는 일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례를 발의하는 사람들은 서울시의원이고 의회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있다”며 “서울시의 투자·출연기관에 관한 일인데 이것을 저희가 할 수 있도록 길을 알려주시고 힘을 보태주셔야지 직접 나서시는 것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다문화 가정 임산부가 국민의 배우자임에도 서울시 임산부 교통비 지원 사업에서 배제돼 차별받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 후속 조치로 ‘서울특별시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은 6개월 이상 서울시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내 임산부를 교통비 지원대상으로 포함하고, 임산부 산전·산후 우울증 검사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9월 보건복지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해당 개정조례안은 딸의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최 의원은 “제가 의원이 되기 전에 딸이 자신의 지인이 이같은 차별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엄마가 의원이 되면 다문화 임산부도 서울시 임산부 교통비 지원 받도록 조례를 바꿔 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 대표의원, 서초4구) ⓒ홍수형 기자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 대표의원, 서초4구) ⓒ홍수형 기자

다음은 최 의원과의 일문일답.

-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에 대한 견해는.

“저는 오세훈 시장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오 시장이 하는 일에 믿음이 있습니다. 무엇을 해도 즉흥적이라거나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오 시장은 사적 이익이나 개인적인 목적을 추구하지 않고 현재나 과거보다 미래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가 해놓은 일들을 보면 상세하고 깔끔합니다. 전임 시장과 비교해서 죄송하지만 저는 가끔 서울역 고가도로인 서울로 7017에 가봅니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늘이 없고 미완성된 느낌을 받습니다. 만약 오 시장이 했더라면 완성도가 높았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오 시장이 ‘그레이드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약자의 동행을 하는 서울을 만드는 것에도 깊이 공감합니다.”

- 국민의힘 서울시당 여성위원장에 최장기간 역임했습니다.

“아마 서울시당 내에서 제가 여성위원장을 가장 오래 했을 것입니다. 당시 저는 서울시의원도 아니었기 때문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일했던 것 같습니다. 여성위원회에 대한 책임감이 30%였다면 70%는 우리 당의 위원장이라는 사명감이었습니다. 다수당이 민주당인 상황에서 저의 역할은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저희 당이 서울시장을 가져와야 했고, 대통령을 만들어내야 했고, 지방선거에서 이겨야 했습니다. 가장 큰 목표가 달성됐고 그 과정에서 여성 의원 비율이 많이 늘었습니다. 예전에 비해 약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성 할당제를 통해 적어도 1/3은 여성이 공천받아 의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이뤄내고 싶습니다.”

- 성평등 의회를 만들기 위한 복안은.

“서울시의회는 위원회를 구성할 때 여성 비율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선배들께서 성평등 의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조항과 환경을 만들어 주신 덕분입니다. 제가 대표의원으로 선출된 후 지금까지 여성이라서 불이익을 받는 시스템은 찾지 못했습니다. 만약 있다면 당장 고칠 각오가 돼 있습니다. 이제는 시스템이 있으니 실제로 잘 작동하고 있는지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여성의원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잘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11대 시의회에서 여성 의원들이 본보기를 보여 남성보다 더 일을 잘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 3선까지 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입니까?

“제가 지역구 의원인데 서초구에서만 3선 했습니다. 지역의 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노력을 하더라도 제가 서초가 아니라 우리 당의 불모지인 노원이나 강북, 중랑이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초는 당선보다 경선이 힘듭니다. 후보자가 되는 것부터가 어려운 것이죠. 그래서 저는 지역을 열심히 다녔던 것 같습니다. 지역에 가면 직능단체 회의가 열리는데 가능하면 자주 참석해 주민들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주시는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거나 예산에 올렸습니다. 제가 여성이라는 장점도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주민들께서 저를 편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직능단체에서 활동하는 여성도 매우 많기 때문에 대화하다 보면 자매애를 느끼기도 합니다. 지역구 주민뿐 아니라 여야 의원님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이 자리까지 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 정치인이었던 아버지(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로부터 조언받습니까?

“지금은 아버지께서 88세로 연로하셔서 정치적 조언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아버지가 하셨던 중앙정치와 제가 하는 생활정치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께서 제게 항상 하시는 말씀은 ‘침묵은 금이고 웅변은 은이다’, ‘귀가 두 개인 이유, 입이 하나인 이유’ 등 제 말과 행동에 대한 조언을 자주 해주셨습니다. 또 ‘바로 판단하지 말고 충분히 알아보고 신중하라’는 말씀을 자주 해주십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조언을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자신 있습니다.(웃음)”

- 앞으로의 계획은.

“4년 동안 일할 수 있도록 저희 주민께서 저를 선택해 주셨습니다. 제 역량을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희 지역의 숙원사업인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도 꼼꼼히 챙겨나가겠습니다. 제가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은 공정한 의회, 의회의 위상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저의 과제입니다. 또 시장이 하는 일에 대해 견제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충분히 견제하고 함께 해야 할 것들은 동행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없는 서울시를 만드는 일에 노력하겠습니다.”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 대표의원, 서초4구)은

1967년 서울 출신으로 이화여대 석사,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제8·9대에 이어 11대 서울시의원을 지낸 3선 의원이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여성위원장,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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