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 신설보다 여성의 관점으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5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미래인구 포럼
“인구증가를 위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 필요”

5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호텔에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2023 제1차 미래인구포럼'에서 대한민국인구증가를 위한 제언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5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호텔에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주최한 '2023 제1차 미래인구포럼'이 열렸다. ⓒ홍수형 기자

인구 증가를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인구문제 전담 기구의 구성, 전략과 계획 수립,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한 제언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여성의 직장 내 처우 문제가 개선되면 출생률도 올라갈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원장 이인실)은 5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 오크우드 룸에서 ‘대한민국 인구증가를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2023 제1회 미래인구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 극복이 대한민국의 최대 당면 과제임을 인식하고, 그 해결을 위한 인구 증가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정운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이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5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호텔에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개최한 '2023 제1차 미래인구포럼'에서 대한민국인구증가를 위한 제언 주제로 토론회에서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이 발언을 듣고 있다. ⓒ홍수형 기자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 ⓒ홍수형 기자

주제 발표를 맡은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은 “우리나라는 2002년 합계출산율 1.18명을 기록한 이래 20년 동안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합계출산율 0.78명을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국의 저출산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오 회장은 저출산 관련 정부의 현행 정책을 검토하고 한계를 지적하고 인구문제와 연관된 모든 정부 부처가 참여하는 기구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사 중복 정책의 일원화와 분산 추진되고 있는 개별 사업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구문제 전담 부처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인구위기에 대비하는 국가기구로서의 기능 수행에 미흡하다”며 ‘인구증가위원회(가칭)’로 개편하고 관련 정부 부처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참여하는 기존 7개 부처에 법무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국방부 등 인구 문제 관련 모든 부처와 민간 전문위원이 참여하는 구조다. 오 회장은 인구증가위원회 산하에 인구증가청을 신설해 정책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더해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국민연금 고갈, 학령 인구 감소 등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응하는 정책 또한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5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호텔에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개최한 '2023 제1차 미래인구포럼'에서 대한민국인구증가를 위한 제언 주제로 토론회에서 고영선 KDI 연구원 부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 연구부원장. ⓒ홍수형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는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부원장이 “좋은 일자리의 부족과 낮은 여성 고용률이 낮은 출산율로 이어지고 있다” 며 인구문제에서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고 부원장은 “교육과 보육 환경의 개선 또한 인구문제 해결에 있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현장에서 마주한 직장인 여성의 직장 내 처우가 개선되면서 결혼하고, 실제로 출산까지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자리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나라 여성 일자리 문제가 저출산 문제와 연관돼 있다”며 “공교육 문제가 있다. 아이 키우기 힘들다 보니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고영선 부원장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저변을 파악하고, 정확한 문제점을 파악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5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호텔에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개최한 '2023 제1차 미래인구포럼'에서 대한민국인구증가를 위한 제언 주제로 토론회에서 유삼현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가 발언을 듣고 있다. ⓒ홍수형 기자
유삼현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 ⓒ홍수형 기자

유삼현 한양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가임 여성의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출산율 반등이 실현되더라도 당분간 출생아 수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이민정책이 인구감소의 속도를 완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면서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한 전담 부서나 연구기관 등이 많이 생겨야 한다. 결국 출산율 증가만이 인구문제의 의미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로어 토론에서는 여러 가지 제언이 오갔다.

제언으로 ‘국존세 (국가 존립을 위한 세금) 만들어야 한다’, ‘인구 유지에 기여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혼외자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는 “기구 설립을 할 때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출산하고 양육하기에 안전한 사회가 무엇인지 승진, 휴가, 보육 정책을 잘해주면 사회가 바뀔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여성의 관점으로 정책을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호텔에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2023 제1차 미래인구포럼'에서 대한민국인구증가를 위한 제언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 ⓒ홍수형 기자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지난 달 ‘제1차 인구 2.1 세미나: 인구감소시대 한국의 이민정책’을 개최한 데 이어 이번에 제1회 미래인구포럼을 개최해 학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구원은 앞으로도 매월 세미나 또는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다음 달에는 영국 옥스포드대 인구학과 교수를 역임한 데이비드 콜만 (現 옥스포드대 인구문제연구소 교수)의 내한 초청 강연을 연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기업이 인구회복의 길에 앞장선다’라는 슬로건 아래 기업과 민간 차원에서 인구 위기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된 비영리 민간 연구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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