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 여전히 단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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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디자이너

신한·우리·KB·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23.3%로 처음 20%를 넘어섰다. 18%에 머물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에 여성들이 배치되면서 변화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네 곳 중 두 곳은 여전히 여성 사외이사를 1명만 선임해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전체 사외이사 30명 중 7명(23.3%)이 여성 사외이사다. 각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수 면면을 살펴보면, 신한금융은 9명 중 2명(22.2%), KB금융은 7명 중 3명(42.8%), 하나금융은 8명 중 1명(12.5%), 우리금융은 6명 중 1명(16.6%)이 여성이다.

(사진 왼쪽부터)김조설, 윤재원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신한금융지주
(사진 왼쪽부터)김조설, 윤재원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은 △김조설 오사카상업대 경제학부 교수 △성재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윤재 전 KorEI 대표이사 △윤재원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진현덕 페도라 대표이사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배훈 변호사법인 오르비스 변호사 △이용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이름을 다시 한번 올리게 됐다. 이중 김조설‧윤재원 이사가 여성이다.

(사진 왼쪽부터) KB금융지주 사외이사인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KB금융지주
(사진 왼쪽부터) KB금융지주 사외이사인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KB금융지주

KB금융은 △김경호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오규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김성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재선임되거나 신규 선임됐다. 이중 권선주‧조화준‧여정성 이사가 여성으로 KB금융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42.8%로 높아졌다. 유럽연합(EU)이 오는 2026년 6월부터 의무화한 사외이사 여성 비율 40%를 넘어섰다.

원숙연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하나금융지주
원숙연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은 △김홍진 전 예탁결제원 상무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정원 전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 △박동문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이강원 법무법인 다담 대표변호사△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양동훈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가 사외이사로 다시 선임되거나, 신규 선임됐다. 특히 원숙연 이사는 새로 선임된 이사 중 여성이다.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우리금융지주 첫 여성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법무법인 세종 홈페이지 캡처
송수영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윤수영 전 키움증권 부사장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 △윤인섭 전 한국기업평가 대표 △신요환 전 신영증권 대표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사외이사 명단에 올랐다. 이 중 송수영 이사가 여성이다.

과거보다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증가했지만, 금융권 안팎으로 금융지주들이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위한 ‘독립성’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재선임된 사외이사가 많은 까닭이다. 이사진 대다수가 물갈이되기보단 연임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임원진(C-레벨)의 내부통제체계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이달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최고경영책임자(CEO) 선임절차, 이사회 구성과 관련된 ‘지배구조’ 내용은 빠진다. 지난달 금융지주의 주주총회가 마무리되고, CEO 선임도 모두 끝나 지배구조 개선을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다고 분석한다. 당국에서는 지배구조 관련 내용은 추가 입법하거나 기존의 정부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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