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민의힘이 내놓은 저출산 대책에 대해 “아이는 여성이 낳는데 왜 남성에게 혜택을 주는가”라는 취지로 비판해 논란에 휩싸이자 해명에 나섰다. 고 의원은 “아이 셋을 20대에 낳으려면 한 아이당 임신 10개월과 돌까지 키운다고 하면 대략 2년씩 소요된다. 3명이면 6년”이라며 “즉 20대동안 여성에게 회사로 복진은커녕 계속 아기만 낳으라는 말이 된다. 그래서 ‘꼰대 발상’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남편이 육아해줘 활동 가능했다’는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한 논란을 언급하고 4가지 이유를 들어 이같이 반박했다.

그는 ”군 면제 되면 제 남편처럼 전담 육아가 가능한가”라며 “남편의 육아를 가능하게 하려면 군 면제를 시켜줄 게 아니라 아빠 육아휴직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1년 육아휴직 통계를 보면 엄마 육아휴직 65.2%에 비해 아빠 육아휴직은 4.1%만 사용한 것으로 나왔다”며 “그나마도 300명 이상 대기업 소속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고 의원은 “즉 군 면제가 돼도 아빠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군 면제를 말하기 이전에 아빠 육아휴직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며 “일본은 현재 아빠 육아휴직 14%를 2025년 50%, 2030년 85%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도 최소한 이런 목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군 면제와 같은 파격적인 정책이 아기를 낳아야 하는 여성들에게 적용되고 있는가”라며 “출산 전후 여성의 취업 비중을 보면, 출산 전 1년 56.1%이던 것이 출산과 함께 46.8%로 떨어진다. 여러 해 동안의 추세를 보더라도 출산 전에 비해 취업 비중은 하향 곡선”이라고 근거자료를 제시했다.

고 의원은 “즉 경력 단절 문제다. 남녀가 함께 아기를 만들었는데 여성만 승진에서 누락되고 퇴사 종용은 물론 경력 단절로 재취업 또한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결혼에 대한 의향을 묻는 조사에서도 보면 2030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떨어진다. 결혼과 자녀에 대한 생각 또한 남성보다 여성이 현저히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즉 여성들의 거부 반응이 크다는 뜻”이라며 “자녀가 생기면 나의 사회적 성취를 이루기 어렵다는 질문에서도 남성들은 37.3%, 35.1%이지만 여성들은 68.7%, 57.5%”라고 근거 자료를 들었다.

고 의원은 “마지막으로 씁쓸한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 사회에선 출생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떠들지만 현실에선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식당과 카페가 많아지고 있고 운영에 대한 찬성 여론 또한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누가 아이를 낳고 싶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더디더라도 아이를 낳고 싶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양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금 상향도 필요하지만 그걸로 만은 인구위기를 극복할 순 없다”며 “왜 여성들 입장만 이야기 하냐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싸늘해져 가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해결할 수 있다. 지쳐 포기하기 전에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인 고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최근 저출산 대책으로 30세 이전에 자녀를 3명 이상 낳을 경우 남성의 병역을 면제하는 안을 검토했다는 보도에 대해 “30대 이전에 애 셋을 낳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냐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며 “아이는 여성이 낳는데 왜 남성에게 혜택이 주어지는가”라고 비판했다.

이후 고 의원의 비판이 논란에 휩싸였다. 고 의원이 지난해 한 방송에서 “저는 여성으로서 워킹맘이긴 하지만 남편의 적극적 지지가 없었다면 사실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라며 “남편이 시인이기 때문에 정말 전업주부처럼 아이들의 육아를 다 담당해 줘서 제가 이렇게 활동이 가능하다”고 인터뷰한 내용이 재조명된 것. 이는 고 의원이 최근 한 발언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22일 저출산 대책으로 30세 이전에 자녀 3명 이상을 낳으면 남성의 병역을 면제하는 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현실성 없다”는 비판이 나오자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공식 제안한 바 없으며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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