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시장 묘소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이장, 유감”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린 2020년 7월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 고인의 운구차량이 도착하고 있다.  ⓒ서울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린 2020년 7월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 고인의 운구차량이 도착하고 있다. ⓒ서울시

정의당은 30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민주화노동운동가들이 안장된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으로 이장되는 것과 관련해 “아직도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만인’에서 예외로 하겠다는 의미”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이날 제41차 상무집행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모란공원 민주열사 추모비에는 ‘만인을 위한 꿈을 하늘 아닌 땅에서 이루고자 한 청춘들 누웠나니’라는 문구가 있다”며 “이 ‘만인’이라는 단어는 차별 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 또한 품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필요한 민주화 운동의 정신은 민주화 운동가의 삶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만인을 향해 더 넓고 더 평등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의 민주주의’가 ‘오늘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고 박원순 시장 묘소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이장, 유감”고 덧붙였다.

앞서 여성신문은 박 전 시장이 전태일·김근태 등 역대 민주·노동운동가들이 묻혀있는 ‘민주화의 성지’ 모란공원에 묻힌다고 29일 보도했다. 현재 경남 창녕군 장가리에 위치한 박 전 시장의 묘소는 오는 4월 1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으로 이장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배우자 강난희씨는 주위 관계자들에 “시장님 3주기를 앞두고 시장님 묘역을 이장하게 됐다. 4월 1일 오후 3시 남양주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 온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강씨는 “시장님께서도 뜻을 모아 한 시대를 함께 고민했던 많은 동지들이 계신 곳이어서 좋아하실 거다. 시간 되면 모란 공원에서 뵙겠다”며 관계자들에게 이장식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공동묘지인 모란공원은 고인이 된 민주화운동가와 노동운동가가 안장되는 묘지로 유명하다. 노동운동에 힘쓴 전태일 열사·이소선 어머니를 비롯해 YH 여성 노동자 김경숙, 민주화운동가 박종철, 통일운동가 문익환, 노회찬 국회의원 등 150여 명이 이곳에 묻혔다.

△관련기사:[단독]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민주화의 성지' 모란공원으로 이장(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0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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