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가정폭력 30년 시달린 50대 여성, 살인미수 ‘집유’... 정당방위는 인정 못받아
남편 가정폭력 30년 시달린 50대 여성, 살인미수 ‘집유’... 정당방위는 인정 못받아
  • 이수진 기자
  • 승인 2023.03.28 16:53
  • 수정 2023-03-28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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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피고인이 자수했고 피해자가 처벌 원하지 않아”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는 12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전 여자친구의 온라인 계좌에 반복적으로 10원씩 입금해 욕설을 남기는 등의 혐의를 받았다. ⓒ홍수형 기자
ⓒ홍수형 기자

30여 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50대 여성이 남편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 씨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4시 30분쯤 A 씨는 인천 강화 자택 안방에 잠들어 있던 남편 60대 B 씨를 흉기로 여러 번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후 A 씨는 겁을 먹고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고, B 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A 씨는 B 씨의 가정폭력과 행패로 지난 2000년 이혼했다가 3년 뒤 재결합했다. 재결합 이후에도 A 씨는 가정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전날 밤에도 B 씨는 큰 딸에게 “너 왜 자꾸 집에 오느냐”며 욕설하며 물건을 집어 던졌고 A 씨에게는 “애들을 어떻게 죽이는지 보라”며 협박했다.

법원은 A 씨가 B 씨의 폭력에 장기간 시달린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이 미수에 그쳤더라도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범행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데다 범행 직후 직접 112에 신고해 자수했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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