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육류 ‘구울 때’ 요리매연 가장 심해
일반 가정용 공기청정기 요리할 때는 꺼야
뚜껑 덮고 조리 시간 줄여야...환기는 필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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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폐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가 일상 속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있다. 바로 부엌이다.

디젤 트럭 230km 운행 시 나오는 미세먼지 양이 햄버거 패티 1장을 구울 때 나오는 미세먼지 양과 같을 만큼, 요리시 미세먼지(요리매연) 발생량은 심각한 수준이다. 심지어 기름 등이 연소되며 포름알데히드나 이산화질소 등 유해물질도 함께 발생한다. 폐암에 걸린 여성 중 94%가 비흡연자라는 사실은 요리매연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201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요리매연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기구는 연간 70만명의 사람이 음식 조리시 발생하는 공기오염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요리매연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조리법은 바로 ‘굽기’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음식을 굽는 경우 PM 2.5 이하 초미세먼지가 878㎍/㎥ 가량 발생한다. 이는 튀기기(269㎍/㎥), 삶기(119㎍/㎥)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수치다. 

조리법에 따른 요리매연 발생량을 나타낸 그래프. ⓒ(사)에코맘코리아 제공
조리법에 따른 미세먼지 발생량을 나타낸 그래프.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부는 지난 2016년 요리시 발생되는 오염물질을 조사해 발표한 바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고등어를 구울 경우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는 2290㎍/㎥으로,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기준이 76㎍/㎥인 것을 감안했을 때 30배가 넘는 수치다. 삼겹살 구이(1360㎍/㎥), 계란후라이(1130㎍/㎥) 등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이처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요리매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스레인지를 전기인덕션 등으로 바꾸면 된다는 인식이 퍼져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요리매연은 요리 기구와는 상관없이 조리 과정에서 음식물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기구를 인덕션으로 바꾼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공기청정기를 트는 것도 답은 아니다. 요리매연은 기름 성분으로 이뤄져있는데, 일반 공기청정기는 정전기를 일으켜 먼지가 필터에 붙게 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요리시 공기청정기를 틀어두면 처음에는 괜찮아도 점차 기름 성분 등이 필터에 달라붙어 오히려 성능이 감소하게 된다.

결국 가정집에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환기’다. 고등어구이의 경우, 문을 열어 자연환기하고 후드를 튼 채 조리하면 초미세먼지가 117㎍/㎥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가급적 집안에서 굽는 요리를 하지 않는 것을 권하지만, 꼭 해야 한다면 뚜껑을 닫고 조리 시간 자체를 줄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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