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첫 여성 대법관 탄생 축하 여성모임

각계 여성리더 60여 명 참석…대법관 애송시 낭독도

“여성 '절반의 권리' 찾기·사회 기여하는 판결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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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첫 여성대법관(김영란)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60여 명의 각계 여성리더들이 모였다.
“대법관은 사회 가치관의 최종 심판자이자 확정자이다. 그 동안 사회에선 이 최종 판단 결정 역할을 여성에게 부여한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란 인식이 있었다. 그렇기에 여성 대법관의 탄생은 기수·서열 파괴 이상의 대단한 의미를 갖는 것이고, 주인공인 김영란 대법관은 물론 여성들이 그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8월 31일 〈여성신문〉 주관으로 열린 '김영란 대법관 취임을 축하하는 여성모임'(여성모임)에서 여성 첫 헌법학자 윤후정 이화여대 명예총장이 정의한 여성 대법관 탄생의 의미다.

이인호 명지대 석좌교수, 허운나 한국정보통신대 총장, 한지현 원불교여성회 회장, 김덕현 여성변호사회 회장, 강정혜 변호사, 서명선 여성개발원장, 황인자 서울시 복지여성정책 보좌관, 장성자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 소장, 이연주 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이정자 녹색미래 대표, 성기영 정용실 아나운서, 임도경 뉴스위크 한국판 편집장, 유인경 뉴스메이커 편집장 등 여성리더 60여 명이 모인 이날 모임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함과 진지한 기대가 묻어났다.

김 대법관의 여고 동창생으로 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축사를, 백수경 인제대 교수가 학창시절 회상을 했는가 하면, 몽골의 신문 '위대한 민족'의 여성 발행인 첸드마는 몽골어로 어머니로부터 배운 축가를 즉석에서 부르기도 했다. 특히 조 의원은 30여 년의 인연 속에 어려울 때마다 김 대법관을 생각하며 “아, 저기 우리 벗이 있구나”라는 위안을 받았다는 토로와 함께 자신이 사시에 합격했을 당시 이미 합격해 활동하던 김 대법관이 축하자리에서 “남성 위주의 보수적 법조계에 신선한 여성 바람을 일으켜 달라”는 당부를 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김 대법관은 여성들의 기대와 격려에다소 목이 메인 목소리로 “수도승처럼 자신을 닦아 사회에 기여하는 판결을 내도록 노력하겠다”며 “여성이 절반인 사회에서 그 절반의 권리를 되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시인 백석의 시를 인용하며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여성들이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갈매나무'가 되시길 바란다”는 말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모임 끝에도 자신의 애송시인 정현종 시인의 '견딜 수 없네'를 낭송, '시 읊는 멋진 대법관'으로서 기대를 한껏 모으기도. 모임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박혜란 여성학자의 다소 짖궂은 부부 청문회로, 참석자들의 공감과 웃음을 자아냈다.

김영란 대법관 부부청문회

김영란 대법관이 박혜란 여성학자의 부부청문회 질의에 대해 현장에서 20여 분 동안 숙고해 답안을 적어내듯 꼼꼼히 적어낸 요지를 소개한다. 평등부부의 역할모델이라 할만한 김영란 강지원(변호사, 청소년보호위원회 초대 위원장) 부부이기에, 그 답변의 의미가 심상치 않다.

●“내 남편이 썩 괜찮아 보일 때”

1.내 업무(대법관)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했을 때

2.나의 대법관 임명 후 자신의 사시 합격 때보다 더 즐거워했을 때

3.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으니, 이젠 장인 장모님을 모시겠다고 자청했을 때

4.(바쁜 엄마를 대신해)아이들에게 거의 모성적 애정을 줄 때

5.옷이나 밥 등을 스스로 챙기는 것은 물론, 집안일까지 잘 도와줄 때

●“내 남편이 꼴보기 싫어질 때”

1.자신의 스타일을 따라오라고 강요했을 때(현재는 그렇지 않음)

2.너무 바빠 문화생활을 함께 못할 때

3.가구 옮기는 걸 좋아해 일거리 만들 때

4.완벽주의자로 주변을 힘들게 할 때

5.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아 동반모임에서도 멀리 떨어져 남편을 지켜보아야 할 때

박이은경 기자pl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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