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WIE·WISE 센터 통해 여학생 지원
교육환경 모니터링·교수 워크숍 진행
한국, 사업단 수 줄고 예산도 낮은 수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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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비율이 낮은 분야이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4년제 공과대학의 여학생 비율은 25.4%이고 산업기술 인력 중 대졸 이상 여성의 비율은 12.5%에 불과하다. 낮은 여성 비율의 원인 중 하나인 여성인력 누수 현상은 교육과정에서도 나타난다. 해외 대학의 경우 공학은 다른 전공에 비해 남녀학생 모두 전공 이탈률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공학을 포기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남학생은 성적 등의 학업에서의 문제가 높은 비율을 보였고, 여학생의 경우는 여성에게 친화적이지 않은 교육 환경 등의 학업 외 요인이 더 문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팀 과제를 예로 들어 살펴보면 팀장은 주로 남학생이 맡고, 남학생은 계산, 설계 등 기술적인 부분을 주도하는 반면 여학생은 자료조사, 보고서 혹은 발표 자료 준비 등의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형태의 역할 분담이 관찰되며 여성의 기여도가 낮게 평가됨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분석된 바 있다. 이러한 여학생에게 불리한 교육 환경은 여학생의 자기효능감, 전공 소속감, 전공 분야에서의 성공 의지를 낮추게 되어 인력 누수의 원인이 된다.

여학생 공학교육은 교육과정에서 여학생에게 불리한 무의식적인 편견과 차별 등의 불리한 요소를 제거하고 여학생에게 높은 기대를 보여주는 교육 환경의 조성에서 시작해야 한다. 역할모델 제시, 멘토링, 리더십 증진 등의 역량강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기술이 사회 발전과 삶의 질 향상에 미친 영향 등의 사회적 측면 강조, 관련분야의 여성의 업적 홍보, 여성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예제의 활용 등의 여학생에게 동기 부여가 되는 교육내용의 확대가 필요하다. 여학생의 자기효능감을 높이는데 효과적인 능동수업 등의 다양한 교수법도 도입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연구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이러한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공학계열 혹은 이공계 여학생 교육을 담당하는 전담 부서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는 거의 모든 대학이 WIE(Women in Engineering) 혹은 WISE(Women in Science and Engineering) 센터를 통해 이공계 여학생을 지원하고, 교육 환경을 모니터링하며 여학생 교육을 위한 교수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6년 여학생공학교육선도대학 사업이 5개 대학을 중심으로 시작되어 여학생 공학교육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사업이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로 이관되고 전국 16개 사업단으로 확대되기도 했으나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였고 사업단 수는 감소했으며 예산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업의 성격도 교육보다는 멘토링 위주로 진행되고, 때로는 인턴십, 취업이 강조되어 다른 인력양성사업과 차별화되지 못하고 있다.

공학 분야 여성인력의 확대를 위해서는 공학 전공, 넓게는 이공계 여학생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모든 대학에 개설되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정부의 다른 인력양성사업과 차별화된 목표를 갖고 운영되어야 한다. 인턴십, 취업, 특정 분야 인력 양성 등은 관련 사업에 여성 비율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학생 공학교육은 공학으로 진입한 여학생이 전공지식과 전문역량뿐 아니라 공학에 대한 애착과 전공 분야에서의 성공 의지를 갖추게 한 후 전공 분야로 진출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여성공학인력의 누수를 방지하고 여성의 성공을 확대할 수 있다.

오명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여성신문
오명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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