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길을 내다] 김수경 에스엘에스 컴퍼니 대표이사
2009년 수산문 전물 수출기업 창업
13년 만에 연 매출 310억원 넘어

김수경 에스엘에스 컴퍼니(SLS Company) 대표 ⓒ홍수형 기자
김수경 에스엘에스 컴퍼니(SLS Company) 대표 ⓒ홍수형 기자

지난 2009년 수산 전문 무역회사로 발걸음을 시작해 첫 해 매출 140억원을 달성하고 3년 만에 500만불 수출탑 수상한 기업이 있다. 바로 수산물 전물 수출기업 에스엘에스 컴퍼니(SLS Company)다. 회사는 작년에 310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등 수산 무역 업계에 수출역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에스엘에스 컴퍼니는 중국,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수산물을 구입해 가공·수출·유통하는 수산물 전문 수출기업이다. 현재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으로 전 세계 중계무역 수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홍게살, 바지락, 굴, 김, 해조류 등 한국산 수산물도 수출하고 있다.

김수경 에스엘에스 컴퍼니 대표이사(49)를 서울 종로에 위치한 회사에서 만나 창업 계기와 올해 목표에 대해 들었다. 인터뷰 내내 드러난 밝고 힘찬 에너지가 인상적이었다.

-수산물 수출 분야를 선택한 이유와, 창업한 계기는.

“내 전공이 스페인어다 보니 해외 영업을 하고 싶었다. 건설사 다니다 그만두고 수산 전문 무역회사에 지원했다. 해외 영업 쪽으로 배치돼 강행군을 이어갔다. 고됐지만 일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다. 직장에서 성장해 창업해야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일하면서 자연스레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회사 다니면서 다져진 네트워크는 창업 이후 많은 도움이 됐다. 창업 당시 창업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다니던 회사가 어려워져 갑작스레 문을 닫게 됐다. 고민 끝에 내 전문 분야를 살려 지난 2009년 수산물 전문 수출기업인 에스엘에스 컴퍼니를 설립했다.”

-사업 시작할 때는 어땠나. 현재는.

“저와 중국지사장 단둘이 자본금 1억원 정도로 시작한 작은 회사였다. 자본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거래 은행을 찾아가 사업계획서를 들고 가니 ‘사기꾼’ 보듯 했다. 자본금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14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지만, 당시 자금 지원이 됐다면 매출 200억원도 달성했겠다고 생각한다. 창업 전 쌓은 인맥과 네트워크가 사업에 도움이 많이 됐다. 지금은 국내 본사 8명, 중국‧베트남 포함해서 15명 정도의 회사로 성장했다. 작년엔 31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1년에 20개국 넘는 국가를 찾으며 영업했다. 영업 비결은.

“영업을 위한 비결은 단연 운동이다. 영업하면서 항상 웃는 얼굴,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기 위해선 체력이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1년에 20개국을 돌다 보면 업무 강도가 굉장히 높다. 고객 1명을 만나더라도, 국경을 넘어야 한다.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체력을 필수다. 이를 위해 틈틈이 등산도 다니고, 마라톤도 시작했다. 훈련 끝에 풀코스도 뛰었다.

창업 전 일한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수익을 창출하고 경영하는 데 도움 됐다. 10년 동안 해외 영업하면서 직수출, 중개무역을 배우고 넓은 네트워크도 얻었다. 이 덕에 베트남 가공공장, 중국 가공공장에도 수출할 수 있었다. 한국산 제품이 가격경쟁에서 밀린다. 한국은 관세 혜택이 적고, 임금이 높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데 대신 높은 품질로 승부했다. 처음엔 저가 제품만 찾다가 우리 회사 제품의 품질을 보고 한국산 제품을 찾는다.”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 수 있었던 비결과 원동력은.

“나의 책임감, 끈기, 성실성이다. CEO는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회사를 책임져야 한다.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끈 원동력은 업계 선배의 조언이다. 상사는 국가에 공헌한다는 생각, 경제에 공헌한다는 보람을 가져야 한다고 선배들은 항상 조언했다. 또 다른 비결은 체력이 나의 체력이다. 체력에서 비롯한 행복함이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내가 행복해야 우리 직원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위대함을 넘어 행복하자는 게 우리 회사 슬로건이다.”

김수경 에스엘에스 컴퍼니(SLS Company) 대표  ⓒ홍수형 기자
김수경 에스엘에스 컴퍼니(SLS Company) 대표  ⓒ홍수형 기자

-수산 수출 분야에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창업 전 3년 차 해외영업사원 시절이 기억난다. 창업하기 전부터 해외 영업 분야에 여성이 별로 없어 가는 곳마다 홍일점이었다. 동양인 여성인 게 단점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나의 개성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원이던 시절부터 회사와 우리 제품을 알리기 위해 제품 샘플을 만들고, 보기 좋게 포장해갔다.

보관이 녹록지 않아 아이스박스에 상품을 담고, 호텔 냉장고에 보관해서 회사 제품이 좋은 걸 직접 보여줬다. 스페인에서는 관련 대기업을 찾아가기도 했다. 워낙 꼼꼼하고 깐깐한 회사라 다들 거래하기 어려울 거라고 했지만 나는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철저히 준비해가니 환대받고, 거래를 성사하기도 했다.”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작년 매출보다 매출액 30% 이상 성장하는 게 목표다. 중국 시장을 사로잡고 싶다. 중국 시장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하면 경쟁이 잘 안된다. 그런도 중국 시장 규모가 크다 보니, 다른 기업도 중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린다. 정도를 걷는 방법으로 중국 수출시장을 품질 좋은 국산 제품을 수출해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 지금 중국이 코로나19로 3년 동안 문을 닫았다가 문을 연 지 얼마 안 됐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을 사로잡을 생각이다.”

김수경 대표는 한국어대학교 서반어과를 졸업하고, 멕시코국립대학교(UNAM)CEPE 스페인어 최고급과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중남미지역학과 석사 과정을 공부했다. 삼혁상사, 블루이즈를 거쳐 현재는 에스엘에스(SLS)컴퍼니 대표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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