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하원표결 생략' 마크롱 대통령 불신임안 제출

[파리=AP/뉴시스] 1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에서 연금 개혁 반대 시위대가 모아놓은 팔레트를 불태우고 있다.
[파리=AP/뉴시스] 1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에서 연금 개혁 반대 시위대가 모아놓은 팔레트를 불태우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하원 표결을 건너뛰고 연금 개혁을 강행하자 전국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17일(현지시각) A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리와 마르세유, 낭트 등 24개 도시에서 연금개혁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정부가 헌법 제49조3항을 사용, 연금 수급을 시작하는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개정하는 방안에 대한 하원 투표를 건너뛰겠다고 밝히면서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시위대는 '마크롱 퇴진'을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1만명으로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 파리에서는 하원 맞은편에 있는 콩코드 광장에서 애초 평화롭게 시위가 펼쳐지다가 오후 8시쯤 분위기가 바뀌었다.

AP통신은  시위대가 공사현장에 불을 질렀으며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는 경찰에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맞섰다고 보도했다.

서부 낭트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우리는 49.3(헌법 49조 3항에 따른 의회 따돌리기)을 원하지 않는다", "총리실을 불태우자", "분노가 극에 달했다" 와 같은 구호가 울려 퍼졌다.

남부 마르세유에서는 길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건물에 페인트를 뿌리거나, 은행, 옷 가게, 전자제품 판매점 등을 약탈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RTL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경찰이 전날 파리에서 258명을 포함해 프랑스 전역에서 31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다르마냉 장관은 디종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보른 총리, 장관들의 모형이 불에 탔고 공공건물들이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프랑스 주요 노조가 이번 주말과 다음 주 쟁의를 예고하고 있어 연금 개혁 반대 시위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분야 노동자들은 18∼19일이나 늦어도 20일에는 프랑스 최대 정유소 중 한 곳에서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고, 운수 노조와 교사 노조도 다음 주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 같은 시위와 파업 움직임에 마크롱 대통령이 2018년 유류세 인상 방침에 반대하며 시작된 노란 조끼 시위 이후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야당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하원표결 생략 '에 맞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불신임안은 하원 577석의 과반인 289석 찬성으로 가결된다. 일단 부결 가능성이 높다. 르네상스 등 집권당이 250석을 보유한 데다 61석을 지닌 중도우파 공화당도 불신임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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