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여성유족 100인이 ᄀᆞᆯ암수다” 공동포럼
“희생자와 유족들이 말할 수 있고 치유에 이를 수 있어야”
여성 유족, 여성·연좌제 이유로 차별당해
후손들에 “우리 희생 헛되지 않게 해달라”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오전 제주시 아스타호텔에서 열린 공동포럼 ‘제주4·3 여성유족 100인이 암수다(말합니다)’에 참석한 제주 여성들이 여성의날을 상징하는 장미꽃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제주시 아스타호텔에서 열린 공동포럼 ‘제주4·3 여성유족 100인이 암수다(말합니다)’에 참석한 제주 여성들이 여성의날을 상징하는 장미꽃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세계 여성의 날 115주년 및 제주4·3 75주년을 맞아 희생자 여성 유족 100여 명이 모여 제주4·3 이후 있었던 차별과 노력을 공유하고 후세대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민무숙)과 제주4·3희생자유족부녀회(회장 강능옥)가 8일 제주 아스타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제주4·3 여성유족 100인이 ᄀᆞᆯ암수다’에서 주제발제를 맡은 강경숙 전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위원은 ‘4·3 이후 제주 여성의 삶과 향후 과제’를 발제했다. 강 위원은 “제주4·3 희생에 대한 보상은 역사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희생자와 유족들이 안전하게 말할 수 있고 치유에 이를 수 있도록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ᄀᆞᆯ암수다 마당’에서는 제주4·3 희생자 여성 유족 100여명이 참여해 자신들의 경험과 의견을 진술했다. 유족들은 “4·3 이후 마을을 수복하는 일에 언제나 여성들이 솔선수범했다. 뱃속에 아이가 있는데도 주춧돌을 12개씩 짊어지고 성을 쌓았다”며 마을 재건에 여성들이 앞장서왔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여성이란 이유로, 연좌제란 이유로 교육과 취업에서 받았던 차별을 고백했다. 유족들은 “일도 심부름도 다 했는데 공부는 안시켜줬다”, “취업 시험에서 1등을 해도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연좌제로 공무원 시험에 붙어도 일을 할 수 없어 군인이 됐다”등의 성토가 이어졌다.

또한 유족들은 후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로 “자신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후손들이 꿈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 달라”, “4·3과 같은 악몽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역사로 기록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제주4.3희생자유족부녀회 강능옥 회장은 “이번 포럼이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을 자라나는 후대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 민무숙 원장은 “향후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통해 제주 여성들의 의미있는 발자취를 되새기고, 그 결과를 기록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포럼에는 여성 유족 100여 명을 비롯해 김성중 행정부지사, 김광수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등이 참석해 제주4·3의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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