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 저 뭐해요?” 방학을 해서 심심함에 몸부림치다가 문득 1학년 된 딸이 내게 던진 질문 아닌 질문이다. “음…너 매일 쓰기책 보고 써야 하는거 있잖아. 그리고 수학익힘책 1학기거 복습하라고 되어 있던걸…글구 매일 줄넘기 연습하라고 했잖아. 그거 하면 되잖아”“엄마, 그거 다 했어요. 엄마, 너무 너무 심심해요”

나는 절대로 사교육의 노예가 되지 않겠노라고 다짐하기도 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아이들은 한 술 더 떠서 학원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싫어한다. 아이들은 방학을 맞아 그 하루종일의 많은 시간을 주체하지 못한다. 나도 어찌된 일인지 아이들과 편안하게 놀아줄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1학년 1학기 동안 학교급식이 없어서 점심을 굶었던 딸아이에게 미안했던 마음을 보충하느라 삼시세끼 해 먹이고 간식 챙기는 것만으로도 하루 해가 다 저물어간다. 아이들은 심심함에 몸부림친다.

아이들과 하루종일 같이 있다보니 나도 슬슬 나만의 시간이 그리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밖에서 놀던 아이들이 득달같이 내게 달려와 말한다. “엄마, 우리 교회 다닐래요” 그렇게 해서 아이들은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교회는 내게 구세주였다. 토요일에는 주일학교에 가서 2시간 정도 교회에 가서 공부하고 놀다오고 일요일에는 예배를 보고 와서 낮12시에는 교회로 달려가 점심까지 먹고 온다. 그리고 지금은 교회에서 주최하는 수련회에 2박3일 일정으로 가있다. 나는 아이들이 교회에 가는 것을 슬슬 기다리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교회에서 아이들에게 베푸는 과감한 투자와 보살핌에 깜짝 놀랐다.

배타적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혈연공동체를 벗어난 교회공동체의 운영원리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실 나는 가족이기주의를 벗어나서 서로가 서로를 보살펴주고 아이들도 집단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그런 공동체를 늘 갈구해 왔다.

아이들이 닫힌 문 속에서 심심함에 몸부림치거나 학원을 전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몰려 다니며 집단적인 놀이를 만들어내는 육아공동체. 아프고 병 들었을 때 맛있는 죽을 끓여주는 보살핌의 공동체. 더 이상 돈 때문에 먹고사는 것을 혼자서 전전긍긍하며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경제공동체. 이것의 작은 시작을 비록 교회가 보여주고 있지만 각종 차별에 맞서는 우리들도 슬슬 대안 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조주은 고려대학교 보건대학 여성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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