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협상, 70억 달러 한국 동결자금 맞물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 ⓒ이란 외무부 트위터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 ⓒ이란 외무부 트위터

이란이 미국과 죄수 교환 협상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며칠 동안 이란과 미국 간의 죄수 교환에 관해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쪽에서 모든 것이 잘 된다면 죄수를 교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이란 정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AP통신에 "가족의 고통을 가중할 뿐인 또 다른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린 이란에 부당하게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들이 사랑하는 이들과 재회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성명을 통해 "이란이 부당하게 구금한 미국 시민의 석방에 합의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이란 내 구금 중인 미국인의 대표적인 사례는 시아마크 나마지(51)다. 그는 2016년 미국 정부를 위한 간첩 행위 등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그의 아버지 바게르(86)는 이란에서 구금 중 건강이 악화해 지난해 10월 치료를 위해 석방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인 10여명이 미국에 구금 중이라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미국이 죄수 교환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유엔, 카타르, 스위스가 이를 중재했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이란 내 소식통을 인용해 중동 지역 두 국가가 이번 협상을 중재했다고 전했다.

이란과 미국의 죄수 협상 문제는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 문제와 맞물려 주목받았다.

한국에는 현재 70억 달러 가량의 이란 자금이 원화로 동결돼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2018년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의 석유 판매 대금 계좌가 동결된 것으로, 이는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는 몇몇 이란 언론이 지난주 미국과 죄수 교환과 함께 한국 내 동결 자금도 풀릴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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