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의 단절, 지지체계의 공백 문제

ⓒ한국미혼모가족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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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뉴스를 보았다. 제목은 “분윳값 벌러 성매매 나선 미혼모…. 혼자 있던 생후 8개월 아들 숨져”라는 정말 자극적인 제목이었다.

내용인 즉 A씨는 2021년 홀로 자녀를 출산한 이후 소득 활동을 하지 못하고 기초생계급여와 한부모 아동 양육비 등 매달 약 137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생활해 왔다. 그러나 각종 공과금을 제때 내지 못하고 양육비용을 감당하지 못했기에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엄마는 혼자서 아이를 낳았고, 출생 당시 아이는 1.87kg의 미숙아였다. 엄마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원가족 단절’을 할 만큼 양육을 하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는 엄마의 보살핌으로 정상 체중이 되었다. 그러나 이 슬프고 안타까운 결과에 대해 우리가 모두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나는 몇 년 전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영국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곳에 케이티라는 싱글맘이 나온다. 케이티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힘들게 살아간다. 일을 열심히 하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그런 케이티를 보면서 주변 사람들은 성매매를 권하게 되고 성매매의 문턱까지 가게 된다. 다행히 케이티 옆에는 우리의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가 있었다. 다니엘은 본인도 힘든 상황이지만 싱글맘 케이티와 두 명의 자녀들을 살뜰하게 챙겨준다. 어느 날 다니엘은 케이티가 성매매를 가게 될 것이라는 쪽지를 읽게 되고 그 장소로 찾아가게 된다. 수치심을 느낀 케이티는 첫 번째 ‘성매매’를 실패하게 되며 도망가게 됐고 그 길로 다시는 성매매에 들어서지 못한다.

다시 ‘A’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A’ 또한 아이를 홀로 키우면서 많이 힘들고 외로웠을 것이다. 아이를 선택함과 동시에 원가족과 단절되었고, 주위에서 미혼모라는 불편한 시선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아이 아빠는 아이를 책임지지 않았다. 오로지 엄마 혼자 아등바등해야 했다. 일을 하려 했지만, 자녀가 어리니 그것도 여의치 않았을 것이다. 만약 ‘A’에게 ‘다니엘’ 같은 지지자가 단 한 명이라도 곁에 있었더라면 ‘A’의 상황은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 사무실 1인 가구 직원의 한 달 최소 지출비용이다. 의복비, 취미활동, 이자 비용을 뺀 금액이다.

ⓒ한국미혼모가족협회

2023년 2인 가구 기준중위 소득은 345만6155원이다. 2인 가구 137만원의 수급비로 원가족의 지원 없이 도움의 손길 하나 없이 아이를 키우는 것이 가능했을까?

소비자 물가는 상승하고 전기요금, 가스요금, 수도요금까지 인상되면서 시민들 모두 살기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현시대에서 하위층에 분포되어있는 양육미혼모들의 경제적 상황을 다시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초생활 수급비는 이러한 국내상황을 반영한 금액이고 자녀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최소한으로 만들었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재판부도 우리 사회의 책임을 이야기하며 이례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게 아닌가 싶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0.78%로 OECD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느라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힘들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현재 이 땅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잘 지키고 키우는 것 또한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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