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1586차 정기 수요시위 열려
이재정·윤미향·이수진 의원 등 연대발언
여성의날 기념 노래·퍼포먼스도

무소속 윤미향(앞즐 왼쪽 두번째부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무소속 윤미향(앞즐 왼쪽 두번째부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각계각층 여성의 목소리를 함께 나누고,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해결돼야 성평등 사회도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사장 이나영, 이하 정의연)는 대학생 역사동아리연합(이하 역동연)과 함께 8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586차 정기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들이 시위 참여자들에게 장미를 나눠주고, 주최 측에서 보라색 풍선을 배부하는 등 이날 현장은 여성의 날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분위기였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여성이 동등한 시민이고 주권자라는 사실을 반복해야만 하는 현실, 소수자 혐오 중단을 요구해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다. 세계 곳곳에서 여성·아동에 대한 성폭력, 학대, 학살이 지속되고 있다”며 “가해자의 법적 책임을 요구했던 고(故) 김학순 할머니 외침을 가슴에 새기며, 앞서 걸었던 여성의 삶을 따라갈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윤미향(오른쪽) 의원이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무소속 윤미향(오른쪽) 의원이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윤미향 무소속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 2명이 무대에 올랐다. 윤석열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강조하면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금을 일본 전범기업이 아닌 국내 기업 모금을 통해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이재정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위원장은 “굴욕적 외교협상으로 국민의 자존심이 짓밟혔다. 착잡하고 송구하다. 국민들의 목소리 외면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은 “‘배상하라’ 하면 떼를 쓴다, 반일을 선동한다고 한다. 아니다. 한 번도 분쟁, 전쟁, 갈등을 찬양했던 적이 없다. 일본이 바로 서기를 바랐다. 역사를 올바로 세우고 정의를 실현하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로부터 세워질 수 있다. 그게 바로 피해자 중심주의”라며 “최소한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 딸들에게는 우리 할머니들이 겪었던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여기 서 있는 것이다”고 수요시위의 의의를 되새겼다. 이어 “고통과 희망이 연대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절망하지 말자”고 했다.

이수진 민주당 대변인은 “위안부 할머니들 피해 배상 문제를 국회에서 고민하겠다”며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국회의 역할을 다시 다짐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주최 측은 ‘할머니들의 외침에 대학생들이 답한다’ 영상도 준비했다. 그동안 위안부 피해생존자들이 외쳤던 요구를 되짚으며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아낼 수 있게 함께 투쟁하겠다” “우리 사회를 전쟁 없는 평화로운 사회로 만들겠다” “대학생들이 모여 역사 왜곡을 바로잡겠다”고 전했다.

조세연 평화나비 한국외대 지부장은 “각자의 자리에서 싸우고 있는 여성들에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피해자 권리를 박탈하는 합의가 어떻게 피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나. 정부 합의안에선 피해자 목소리도 합의도 찾아볼 수 없다. 해법이라고 볼 수도 없는 합의를 규탄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오랫동안 여성의 목소리가 억압됐지만, 억압 때문에 우리 목소리가 사그라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외로운 세상에서 투쟁마저 외로운 것이 되지 않도록 계속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세계여성의날 선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세계여성의날 선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발언이 모두 종료된 후, 가수 임정득 씨가 선대 여성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땡큐’와 여성의날 기념곡 등을 힘차게 불러 분위기를 달궜다.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일제강점기 전시 성폭력 문제를 몰아내자는 선언을 하고자 한다”며 “역사왜곡, 졸속 외교, 성폭력, 성차별”이 적힌 박스를 부수고 “평화로에서 성평등 사회로”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이 성평등 사회의 시작이다”를 외쳤다. 이어 역동연 소속 역사동아리 사다리 회장들의 ‘처음처럼’ 율동 공연으로 시위는 막을 내렸다.

한편, 주최 측은 오늘 시위를 통해 “일본 정부는 전쟁범죄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 한국정부는 피해자의 인권과 존엄을 무시한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을 당장 철회하라. 한국정부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시작으로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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