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국회의원·시민단체 등 각계 인사 참여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김성주 어르신 참석
“몇 십 년을 기죽게 살아왔다. 지금도 그렇게 살아야 하냐”

시국선언에 참여하기 위해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온 양금덕 할머니는 정부 해법안에 강한 반감을 내비쳤다. ⓒ홍수형 기자
시국선언에 참여하기 위해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온 양금덕 할머니는 정부 해법안에 강한 반감을 내비쳤다. ⓒ홍수형 기자

일제 전범기업에 강제로 동원해 노역에 시달린 피해자들에 한국 기업이 기금을 모아 변제하는 윤석열 정부의 보상안에 강제동원 피해자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김성주 할머니는 “몇 십 년을 사과도 못 받고 기죽고 살아왔는데, 왜 지금도 기죽고 살아야 하냐”며 일본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7일 국회 본청 계단에 강제동원 피해자·정계·시민단체 및 다수의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안을 규탄하고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에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와 김성주 할머니가 각각 광주광역시와 경기도 안양에서 올라와 분노에 찬 목소리를 냈다.

시국선언에 참여하기 위해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온 양금덕 할머니는 “내가 일본 때문에 고생했지 누구 때문에 고생했냐. 일본에 돈 받기 어렵다고 우리나라가 대신 내는 돈은 죽어도 안 받겠다. 여기 계신 분들, 청년들과 힘을 모아 나라를 이끌어가자”며 정부 해법안에 강한 반감을 내비쳤다.

7일 국회 본청 계단에 강제동원 피해자·정계·시민단체 및 다수의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안을 규탄하고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에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홍수형 기자
7일 국회 본청 계단에 강제동원 피해자·정계·시민단체 및 다수의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안을 규탄하고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에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홍수형 기자

김성주 할머니는 강제동원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일본 전범 기업에 “양심이 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일본에 가서 일하면 학교도 보내주고 돈도 준대서 갔었다. 지진에 친구들 잃고 골병만 들어 한 달 병원비가 수십만원씩 나온다. 우리가 몇 십 년을 기죽고 살아왔는데 일본이 나몰라라 한다고 지금도 기죽고 살아야 하냐”고 성토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참여해 윤석열 정부의 해법안을 규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피해자 동의 없는 제 3자 변제는 법률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이전에 있었던 국가 간 합의가 피해자에게 대한 배상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나왔다. 과거 잘못된 일본군위안부 합의로 박근혜 정부가 어떤 심판을 받았는지 윤석열 정부는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우리 정치가 여기 계신 강제동원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며 “진정어린 사과부터 가져오라는 할머님들의 불호령을 지켜드리지 못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지켜보고 역사가 심판하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수십 년에 걸친 싸움을 이어왔다. 윤석열 정부의 이번 결정에 우리 모두가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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