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 앞서 ‘모델‘ 제의하며 피해자 물색
친밀감 쌓아 사회관계 단절, 사이비 전형적 수법
성폭력 피해 여성에 “하나님 사랑“ 가스라이팅
초창기 엘리트 멤버, 교리 직접 다듬은 “공범“
“검사, 국정원, 교도관까지 정씨 편의 봐줘"
사회 각계각층에 JMS 신도들 분포해 있어

단국대 김도형 교수(전 반JMS 단체 '엑소더스' 대표)가 7일 라디오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캡처)
단국대 김도형 교수(전 반JMS 단체 ‘엑소더스‘ 대표)가 7일 라디오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김현정의 뉴스쇼‘ 영상 캡쳐)

신도 성폭행으로 10년형을 살고 나온 정명석씨가 출소 이후에도 어떻게 같은 범행을 버젓이 이어갔고 그의 ‘왕국’이 건재할 수 있었는지, 30년간 ‘반JMS 운동’을 이어온 단국대 김도형 교수(전 엑소더스 대표)가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설명했다.

지난 3일 OTT 서비스 넷플릭스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큰 파문을 불러왔다. 다큐멘터리는 피해자가 직접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씨의 성범죄 실태를 생생히 증언하는 내용을 담아 시청자들에 충격을 안겼다.

이같이 여론이 들끓자 6일 검찰총장이 나서서 “피고인에게 범행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벌을 받게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 교수는 ‘나는 신이다’가 많은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해 “진작에 이런 관심이 있었어야 했는데 마침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교수는 “일반 교회인 줄 알고 친구를 따라갔다가 일반 교회와는 다르다는 걸 알았다”며, “그 교회 안에서 전도사였던 여자친구를 만났는데 설득해서 탈퇴시키고 보니 그 여자친구는 나를 만나기 전부터 피해자였고, 더 알아보니 거기서 만났던 몇몇 여대생들이 전부 다 피해자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도저히 이것들을 가만둘 수는 없겠다. 그렇게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며 운동에 투신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성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씨. 최근 MBC가 만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공개 이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 이미지 캡처.
성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씨. 최근 MBC가 만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공개 이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 이미지 캡처.

어떻게 젊은 엘리트층 여성들이 사이비 교주에게 성상납까지 하게 된 것일까.

김 교수는 “사이비 종교의 공통된 특징이 새로운 신입 신도를 포섭하게 되면 집중적으로 관리를 한다. 그 신입 신도로 하여금 세상에 이렇게 친절하고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에 있는 사람들이 있나, 그렇게 느끼도록 친밀감을 느끼도록 접근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서서히 그 신도의 사회적인 인맥을 끊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여대 앞에서 키 크고 예쁜 여자를 기다리고 있다가 그런 예쁜 여성이 있으면 다가가서 ‘모델 혹시 하지 않겠느냐’라면서 포섭해서 모델 학원에서 워킹 연습을 시키면서 서서히 친밀감을 만든 다음에 우리 성경 공부하는데 너도 같이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접근한다고 증언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JMS라는 것은 철저히 숨긴다.

그는 “교리 교육을 해서 정명석이 재림 예수다, 메시아다라는 세뇌를 시키죠. 어느 정도 교육이 됐다 싶으면 정명석에게 면담이라는 이름으로 면담을 시키는데 그러면 바로 성폭행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처음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놀라서 당황하게 되는데 그럴 때 이미 신뢰관계를 구축한 다른 여성 신도들이 그 피해자에게 집중적으로 붙어서 “우리 함께 기도해보자. 하나님이 선생님의 몸을 빌려서 너를 사랑해 주신 것일 수도 있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해, 피해를 피해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런 가스라이팅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봤다.

정명석과 신도들의 모습. ⓒ안티JMS.net
정명석과 신도들의 모습. ⓒ안티JMS.net

정씨는 어떻게 교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을까.

김 교수는 “엘리트들이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처음 포섭된 대학생이 자신의 지인인 명문대 학생을 이어서 포섭하는 식으로 세력을 넓혀갔다는 것이다. 이렇게 구성된 초창기 멤버 ‘신촌 독수리 오형제’는 교리를 직접 다듬기도 했다. 예수가 말구유에서 태어난 것처럼 “재림예수도 세상눈으로 보기엔 초라하게 올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그의 모자람은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갔다.

이후 정씨의 범행이 드러나자 당시 현직 검사는 그가 재판에서 승소할 수 있도록 조언했으며, 국정원 직원이 김 교수의 출입국 기록을 조회하는 등 행위를 이어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정씨가 대전교도소에 수감됐을 때는 외부 진료가 평균보다 잦고, 교도소 인근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신도들과 신호를 주고받는데도 제지하지 않는 등 편의를 봐줬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김 교수는 “없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 것이 맞는 소리일 것”이라며, 사회 각계각층에 JMS 신도들이 분포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씨는 지난 10월 피해자 메이플 씨와 호주 국적 피해자에 대해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교수는 “정씨가 ‘계시를 받았다’며 신도들에게 거짓 증언을 강요했다는 양심고백이 나와 검찰 측에 진술서가 제출된 상태“라며, 이날 오후 법원에서 증거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