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20회 미지상]
최형숙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
한국미혼모가족협회·인트리 처음 설립
입양특례법·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 참여

최형숙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 ⓒ홍수형 기자
최형숙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 ⓒ홍수형 기자

최근 생활고에 시달려 분윳값을 벌기 위해 집을 나선 미혼모가 생후 8개월 영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 법원이 “양육에 최선을 다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미혼모라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보호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한 것.

15년간 미혼모 당사자로서 미혼모들의 권익 보호와 자립을 위한 활동을 한 최형숙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는 미혼모들이 사회적 낙인 없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꿈꾼다.

최 대표는 세상의 편견으로 힘들어하는 미혼모들을 위해 미혼당사자단체인 ‘한국미혼모가족협회’와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이하 ‘인트리’)를 조직해 미혼모들이 자녀를 입양 보내지 않고 양육할 수 있는 제도를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입양특례법·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과 싱글맘의날 재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미혼모들이 자녀를 키울 수 있는 제도개선 활동을 했다.

또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진행한 청소년한부모연구 과제에 참여해 청소년한부모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겪는 자녀 양육의 어려움과 제도적 문제를 찾고 정책 마련을 위해 입법 제안을 했다. 양육미혼모들의 ‘차별경험과 의미에 관한 질적 사례연구’를 통해 미혼모들이 일상에서 경험한 차별을 조사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자신이 미혼모로 살아온 삶을 통해 그들을 친구·언니·동료로서 지지하며 자립적인 삶을 위한 해결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임신·출산·양육권·아동 인권 등을 주요 활동 기반으로 삼고 가족다양성이 보장되는 가족 정책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형숙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 ⓒ홍수형 기자
최형숙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 ⓒ홍수형 기자

그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혼모 당사자인 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기 시작했고 벌써 15년 차”라며 “아직도 현장에 있지만 ‘미혼모’라고 낙인찍는 사회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끝까지 바꿔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여전히 아이는 ‘아빠 없는 애’라고 왕따당하고 미혼모는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자’, ‘어린데 낙태해라’ 등 임신부터 출산까지 온갖 편견과 차별에 시달린다”며 “이제는 사회적 분위기에 눈치 보는 것이 아닌 출산·입양 등 모든 것은 본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어린 엄마들이 울면서 연락해 온다”면서도 “한 친구는 고등학생 때 임신해서 대학 공부시키고 지원해줬더니 첫 월급으로 내복을 사줬다. 또 다른 친구는 자기 힘으로 아파트를 분양받고 이사 간다고 한다. 이렇게 하나하나 이뤄가는 것에서 큰 성취감을 느낀다”고 얘기했다.

고3이 된 아들이 있다고 밝힌 최 대표는 “저희 아이는 저를 정말 존경한다. 아이에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미지상)을 받는다고 얘기하니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존경받는 엄마가 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인트리’는 사람 인(人)과 트리(tree)로 엄마와 아이만 살아도 큰 나무를 이루며 함께 성장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최 대표는 “마침 인트리가 10주년 되는 해에 상을 받게 됐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서 주는 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올 한 해 인트리는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비전을 다시 세우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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