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20회 미지상]
홍서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이사
국민 누구라도 편리한 무장애 관광 분야 개척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 플랫폼 구축과 제도화 고민”

홍서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이사
홍서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이사

여행은 공간을 초월하기도 하고, 한 사람에게 휴식을 주기도, 삶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 장애인, 노인, 영유아를 포함해 국민 누구라도 자유롭고 편리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여가문화 권리를 보장하는 무장애 관광 분야의 활동가가 있다. 바로 홍서윤(36) 한국장애인관광협회 이사다.

홍 이사는 여행이라는 자극이 사회의 소수자에게 삶의 전환기를 만드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무장애 관광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이 외에도 여성, 장애인과 관련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온 공로를 인정받아 ‘2023 제20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 지도자상’ 시민운동단체 분야에 선정됐다.

홍 이사는 KBS에서 장애인 앵커를 했고,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유럽 여행을 혼자서 다녀왔다. 여행 다녀와서 유럽의 무장애 여행 정보와 솔직한 후기를 담은 ‘유럽,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는 책을 발간했다. 홍서윤 이사는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 한양대학교 관광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현재 한국장애인관광협회 이사, 장애인문화예술원 비상임이사, DPI한국장애인연맹 정책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제20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 지도자상을 받는 소감에 대해 “남녀노소,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여행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관광지나 지역 모든 곳의 물리적 환경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들의 방문을 환대할 수 있는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그런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저의 역할이다”이라며 “여행을 통해 장애인들이 사회에 더 적극적인 참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어르신에게는 여행을 통해 삶에서 행복한 순간을 회고하는 시간이기를 바라고, 자라날 아이들에게는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는 무한한 상상력의 기틀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에 뜻깊은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접근 가능한 관광’ 분야를 통해 여행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여가 향유권을 보장하고 필요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홍 이사는 이 사실을 알고 난 후 국내에서도 이런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해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한국장애인관광협회를 설립했다.

그는 국제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장애 관광 환경을 만드는데 애를 썼다고 했다. 무장애 관광 코스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사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로 ‘무장애 관광 서비스 및 인식개선 매뉴얼’을 집필하고 발간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하는 열린 관광지 사업에 꾸준히 자문 활동을 해왔고, 서울과 경기도, 대전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무장애 관광 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 조례 제정 활동에도 참여했다.

“여행은 이동권과 뗄레야 뗄 수가 없다. 궁극적으로 편리한 여행뿐만 아니라 장애인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원활히 생활하려면 이동권 문제는 반드시 함께 풀어야 할 숙명이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제도는 불충분하다. 저는 장애인도 대중이기 때문에 장애인을 포함한 대중교통이 보편적 이동권을 제대로 보장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우선이고, 그다음은 개별 이동 수단과 보조 이동 수단 등에 대한 정책과 제도, 산업과 분야의 확대가 함께해야 한다.”그의 삶은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다. 홍 이사는 “장애인으로서 비장애인들이 만들어놓은 사회에 사는 것은 매 순간이 도전이다. 그러다 보니 근원적인 질문이 생겼다. ‘왜 장애인을 고려한 사회시스템을 설계할 수 없을까?’, ‘왜 장애인이 기본값이 되는 통합적 사회를 만들 수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되면서부터는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도전해왔다”고 말했다. 도전을 통해 주변의 변화도 만들어갔다. 그는 앞으로도 관광, 이동권과 접근권 등 장애인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즐겁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선거 토론회에 다중수어 통역 배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지금은 여러 명의 후보가 토론과 연설을 하더라도 한 명의 수어통역사가 통역하다 보니 인물 구분이 어렵다고 한다. 지난 대선 때 이를 주장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복지 TV를 통해 후보자별 수어 통역을 마지막 토론 때 진행했었다. 그리고 이동권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을 고민 중이다. 지하철과 버스는 이미 국토교통부에서 진행 중인 사업이 있어 예산편성이 원활히 되는지를 보고 있다. 그러나 점차 장애인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개인 이동’ 문제가 조금 더 수월해질 방안을 찾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예컨대, 개별 이동 수단의 정부 지원과 법의 테두리로 인해 개선되지 못하는 이동권 문제에 대한 규제 개혁, 그리고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 플랫폼 구축과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제도화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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