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제38회 한국여성대회 개최
‘성평등 디딤돌’ 상에 4개 단체 수상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 청구 소송 122인 원고와 대리인단
전국여성노동조합 상록CC분회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변호인단
청주페미니스트네트워크 ‘걔네’
특별상에 고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제 38회 한국여성대회조직위원회가 '성평등을 행햐 전진하라' 행진대회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38회 한국여성대회조직위원회가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 행진대회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4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올해의 여성운동상’, ‘특별상’, ‘성평등 디딤돌’ 상 등을 선정했다.

이날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 광장에서는 제38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성평등 디딤돌’ 상은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 청구소송 122인 원고와 대리인단 △전국여성노동조합 상록CC분회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변호인단 △청주페미니스트네트워크 ‘걔네’가 수상했다.

특별상은 고(故)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가 선정됐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가 수상했다.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 청구소송 122인 원고와 대리인단은 지난 2014년 6월 25일 미군 ‘위안부’ 122명은 기지촌 성매매의 책임이 국가에 있음을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8년 여만인 지난해 9월, 미군 ‘위안부’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는 대법원 결정을 끌어냈다.

원고인단 측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한다고 했을 때 기대하지 않았다. 대법원에서 판결해주니 감격스럽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용기 내 소리치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소리치며 성평등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변호인단 측은 “이번 판결은 무엇보다 기지촌 미군 위안부에 대한 국가의 관여를 드러내는 첫 번째 판결이라는 점이 가장 의미 있다”며 “오늘의 수상을 디딤돌로 남은 과제들도 끝까지 함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상록CC분회는 지난해 캐디 노동 운동 역사상 최초로 3개 지회가 힘을 합쳐 단체교섭을 시도했다. 그 결과 단체 협약 조항에 성희롱과 폭언으로부터 캐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 강화됐다.

이주영 상록CC분회장은 “앞으로 상록CC분회는 캐디노동조합을 대표해 많은 여성 노동자 문제와 캐디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변호인단은 피해자가 겪은 성폭력 피해뿐 아니라 성평등한 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다양한 의제를 공론화하고,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군사법원의 성인지 감수성 미비, 강간죄의 법적 요건인 최협의설 문제, 피해자다움의 편견 등 군사법 제도의 문제점과 실효성 없는 군 성폭력 예방대응체계의 문제를 공론화했다.

성소수자 해군 성폭력 대리인단 측은 “성폭력 피해자의 절반은 신고할 생각조차 못한다. 조직 내 성폭력 은폐와 2차 가해는 아직도 극심하다”며 “여성, 성소수자를 억압하는 폭력과 혐오를 용인하지 않는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를 향해 우리가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청주페미니스트네트워크 ‘걔네’는 출범 이후 성별갈라치기와 백래시에 편승한 20대 대선을 목도하고, 제8회 지방선거에 7명의 예비 후보자를 등록했다. 이 중 3명이 선거에 출마했다. 이들은 반페미니스즘 정서가 강한 지역사회에서, 선거 운동 전략으로 오히려 ‘페미니즘이 당당한 청주’라는 슬로건과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라는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걔네’측은 소감에서 “당선을 위한 선거라는 틀에서 벗어나 페미니즘이 당당한 선거를 바라보았기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더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자신의 지역에서 동료들과 함께 살아간다면 앞으로도 페미니즘 정치는 한 발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별상은 수상한 고 임보라 목사를 대신해 수상한 김하나 전도사는 “초록나무 임보라 목사는 다양한 공감과 시간 속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벗들과 함께 서 있었다. 4년 동안 여성의 눈으로 읽는 성서 읽기를 통해 성서가 누군가의 권력을 공고히 하게 하는 장치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해방시키는 재해석된 시대의 유산으로 전환되길 힘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섬돌향린 교회는 여러분이 안전한 공간으로 들어가는 디딤돌이 돼 여러분의 향기로운 이웃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에는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가 선정됐다.

파리바게뜨지회는 “사회적 합의를 지키고, 부당 노동행위 인정하고 사과하라”며 “인간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요구했다. 수많은 시민과 단체의 연대와 도움으로 지난해 11월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며 “그렇게 힘들게 이뤄낸 사회적 합의를 회사는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지만 저희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많은 시민의 공감과 연대로 용기 잃지 않고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했다.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제 38회 한국여성대회조직위원회가 '성평등을 행햐 전진하라' 행진대회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제38회 한국여성대회가 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홍수형 기자

이날 행사는 △3‧8시민난장 △오픈스테이지_페미난장 △오프닝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온 우리 △장벽을 넘어 △거센 연대의 파도로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 △축하 공연 △거리행진‧마무리 순으로 진행됐다. 광장 곳곳에는 여러 단체에서 마련한 부스에서 진행된 이벤트 등에 시민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여성대회는 매년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왔다. 1985년 여성평우회 등 14개 여성단체가 처음 개최했다. 1987년부터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주관으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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