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참정권 운동에 개신교는 정면 반기

인류의 구원을 표방해 온 기독교는 유독 여성의 구원을 말할 때는 제한규정을 두었다. 시대에 따라 그 내용엔 차이가 있지만 핵심은 여성이 남성과 다르다(생물학적 성차)는 것이며 그 다름을 근거로 여성차별과 억압을 종교적으로 정당화해 왔다.

개신교 역사에서 여성의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 주장과 그것을 하나님의 뜻에 위배되는 것으로 정죄하여 대립한 사례들 가운데, 미국의 여성 참정권운동과 그에 대한 교회의 반대입장 표명이 대표적이다.

제1기 페미니즘(1840∼1920년)의 주된 목표는 평등이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여성참정권 획득이었다. 인간의 기본적인 의사결정권인 참정권을 여성에게도 부여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권리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교회는 그러한 주장이 교회와 사회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여성 참정권 운동의 선두주자로서 활약한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튼은 교회의 이러한 반대입장이 여성차별적인 성서해석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위원회를 구성하여 여성에 대해 언급한 성서 본문을 새롭게 해석한 '여성의 성서'를 출간했다.

여성 참정권 운동을 반대하는 교회는 여성이 남성 다음에, 남성으로 말미암아, 남성을 위하여 창조되었으며, 남성에게 종속된 열등한 존재라고 성서를 해석하고 가르쳤다. 이에 대해 스탠튼은 교회의 그러한 해석은 여성을 종속된 위치에 두려는 교회의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탠튼은 교회가 하나님의 뜻을 전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아니며, 그러한 교회에 의해서 성서는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따라서 성서해석은 정치적 행위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스탠튼의 이러한 관점과 주장은 현대여성신학자들의 연구와 실천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와 희생에 힘입어 성장한 기독교 교회가 여성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길 뿐 그 가치와 중요성을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는 한, 또한 여성의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 주장을 창조질서와 기존사회제도를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한, 인류의 구원과 해방을 역설하는 기독교는 자기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인경 계명대학교 교양과정부 초빙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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