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알렉스 머독 ⓒNews 19 WLTX 화면 갈무리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알렉스 머독 ⓒNews 19 WLTX 화면 갈무리

부인과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법조 명문가 출신 50대 변호사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 등 미 주요 언론들은 3일(현지시각)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콜레턴 카운티 소재 제14구역 지방법원의 클리프턴 뉴먼 판사는 이날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알렉스 머독(54)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배심원단은 전날 그에게 유죄평결을 내렸다.

머독은 두 건의 살인과 2건의 총기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머독은 만장일치 평결이 낭독된 뒤 법정에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수갑을 차고 끌려가 구금됐다. 선고는 3일 오전 9시 30분에 내려질 예정이다.

머독은 재판 과정에서 "나는 내 아내나 아들을 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사관들에게 자신의 가족들을 마지막으로 본 것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머독이 일련의 금융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으며 궁지에 몰리자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가족을 희생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독은 경찰 조사에서 사건이 발생한 날 다른 곳에 있었다며 알리바이를 제시했지만 폐쇄회로TV(CCTV)에 사건 직전 인근에 있었다는 사실이 들통나자 허위 진술했다고 자백했다.

머독은 2021년 6월 7일 저녁 아내 매기(52)와 막내 아들 폴(22)을 가족이 사는 저택의 개집 근처에서 총으로 쏘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6주간 열린 재판에 증인 75명이 출석하고 800건 가까운 증거가 제시됐으나, 전날 배심원 12명이 평의에 들어간 후 평결을 내리는 데는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살인 범행에 사용된 총기나 자백, 핏자국 등 직접 증거는 없었으나 정황증거가 산더미처럼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재판에서 검찰은 머독이 횡령 등 그간 저지른 범죄가 곧 들통날 것 같은 상황이 되자 동정심을 유발하고 시간을 벌기 위해 가족을 희생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독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남부의 유력 법조 가문 출신인데다 그도 전도유망한 법조인이어서 그가 가족을 총으로 쏴 죽였다는 내용은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그의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는 1920년부터 2006년까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제14구역 검사장을 3대에 걸쳐 연속해서 맡았다. 이 직위는 관할 구역 5개 카운티 주민이 투표로 뽑는 선출직이다. 이번 사건은 명문가 출신 변호사가 가족을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는 점뿐만 아니라 수사와 재판 과정에 다른 의혹들이 잇달아 드러나 미국 사회에서 파장이 일었다.

이번 사건은 명문가 출신 변호사가 가족을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는 점뿐만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다른 의혹들이 잇달아 드러나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살해당한 막내아들 폴 머독도 2019년 일어난 다른 살인사건에 연루됐으며 이를 덮기 위해 머독 가문이 백방으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2019년 2월 당시 19세였던 알렉스 머독의 아들 폴이 운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트가 승객 5명과 함께 S.C. 패리스 아일랜드 인근에 추락하면서 탑승자 한명이 숨졌다.  

생존자 5명 중 4명은 병원에 입원했으며, 병원 기록에 따르면 폴 머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기준치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세 건의 중죄 혐의로 기소됐다.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을 받기도 전에 그의 아버지에게 살해됐다.

또 2018년 머독 집안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도 사망했다. 그의 죽음에도 수상쩍은 부분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과 머독 가문을 둘러싼 의혹과 사연을 소재로 작년 11월 HBO 맥스, 올해 2월 넷플릭스가 각각 3부작 다큐시리즈를 방영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