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보고서 발표
“3040 반토막 여성 재직자 제자리”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조사결과 인포그래픽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조사결과 인포그래픽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과학기술 연구개발 기관에서 여성 인력의 신규 채용이 30% 넘어섰다. 관련 통계 조사를 한 지 16년 만에 처음 30%를 넘어선 것이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2일 전국 4723개 과학기술분야 연구기관의 인력 활용 현황을 조사·분석한 ‘2021년도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여성 신규채용비율이 30.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조사는 이공계 대학 271개와 공공연구기관 230개, 100인 이상 규모의 민간기업 연구기관 4222개 등 총 4723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2021년 이들 연구기관과 기업에 종사하는 연구 인력 가운데 남성은 20만 304명, 여성은 5만 5874명으로 각각 78.2%와 21.8%로 나타났다. 전체 신규 채용 인력 중 남성은 1만 4191명(69.3%), 여성은 6만293명(30.7%)로 여성 인력이 통계조사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신규 인력 채용에서 여성 비율은 2012년 24.6%, 2015년 24.2%로 줄었다가 2018년 28.9%로 다시 올라가는 모양새다.

2021년 보직자 중 남성은 3만177명(87.6%), 여성은 4253명(12.4%)으로 나타났다. 보직자 중 여성 비율은 2012년 7%에서 2015년 8.5%, 2018년에는 10%, 2021년에는 12.4%로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연구비가 10억원 이상인 대형 연구과제의 책임자 중 여성은 9.1%, 공공연구기관의 과제‧인사 심의기구 등 의사결정 참여 여성은 전체의 13%로 나타났다.

여성 재직자 비중도 늘어났다. 2012년 연구기관 전체 재직자 중 여성은 19%, 2015년은 19.4%, 2018년에는 20%, 2021년에는 21.8%까지 늘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44.6%와 유럽연합(EU) 34.8%, 독일 31.7%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권지혜 WISET 정책연구센터장은 “여성 신규 채용 비율이 30%를 넘어선 데 이어 재직자 비율도 올라가도록 제도와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출산 전후 휴가, 임신 여성 보호, 유사산휴가 등 법적 의무제도 운영률은 92.5%로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불임휴직제, 대체인력, 수유시설 운영 같은 자율적 제도 운영률은 56.0%로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17.5% 증가했으나 법적 의무제도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장 어린이집 설치 의무기관에서의 보육시설 설치 비율은 67.5%다.

문애리 WISET 이사장은 “여성 과학기술인의 활용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차원에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라며 “커리어를 성장시켜야 할 30~40대 여성 인력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실정이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에 대한 지원보다는 법제도 및 인프라에 집중해 경력 누수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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