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학 교육 전문가 김현정 원장
수학 공부법 담은 『수학은 암기다』 펴내

 

김현정 수학은 암기다 저자 ⓒ홍수형 기자
『수학은 암기다』 저자 ⓒ홍수형 기자

“수학이야말로 암기 과목입니다.”

30여년간 입시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에서 수학을 가르친 수학교육 전문가 김현정 ‘김현정수학학원’ 원장은 ‘수학은 암기 과목이다’라고 단언했다. 수학 사교육에 지출하는 비용이 연간 7조원이 넘지만 고등학생 3명 중 1명은 스스로 ‘수학 포기자(수포자)’라 여기는(2022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한국 입시현장에선 낯선 이야기다. 수학은 대표적으로 ‘이해’가 중요한 공부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의 오해를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수학이야말로 각 문제별로 개념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해하고 공식을 외워야 문제가 풀리는 암기 과목”이라는 김 원장의 설명을 들은 후 고개가 끄덕여졌다.

김 원장은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경기여고에서 담임교사 6년, 수학 학원장과 현역 강사를 겸직하며 30여년간 서울 대치동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김 원장은 현장에서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하는 이들을 많이 만났다고 했다. 대입에서 수학 성적이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는 게 현실이다. 그는 “스스로 ‘수포자’라 여기는 학생들이 수학 때문에 지레 포기하지 않도록, 원하는 학교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수학은 암기다』라는 책에는 김 원장의 이 같은 바람이 담겨 있다.

김 원장의 수학공부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개념과 정의를 외워야 한다는 것이다. 패턴공식이나 풀이과정이 아닌 개념과 정의를 외우고 증명한 공식을 암기하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정의를 외워야 합니다. 풀이 과정이나 방법, 패턴 공식을 외우라는 것이 절대 아니에요. 정의를 모르면 건물을 지을 때 지반 공사를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기초가 단단하지 못하면 그 위에 세운 건물은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식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하고, 문제 하나를 풀더라도 정확하게 풀어야 해요. 100문제를 푸는 것보다 공식 한 개를 증명할 수 있는 나아요.”

김 원장은 『수학의 정석』 같은 개념서의 풀이를 외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풀이 자체가 아닌 문제의 조건과 개념, 공식의 연결 내용을 외운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수학은 암기다』 김현정 지음, 한국경제신문사 펴냄
『수학은 암기다』 김현정 지음, 한국경제신문사 펴냄

수학 용어의 의미, 공식도 외워야 할 항목이다. “수학용어의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하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접근이 어렵고, 공식은 스스로 정리하고 증명할 줄 알아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는 수학이 아니라 쓰는 수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책을 들여다 보지만 말고 연필을 들고 노트에 개념을 적거나 공식을 증명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 수학을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김현정 원장 표 수학 교육의 또 다른 차별점으로는 ‘오답 공부법’을 들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오답 노트를 만들지 말라”고 권했다. “한 권의 책을 오답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계속 반복적으로 풀어야 해요. 오답을 공부하는 이유는 틀린 문제의 이유를 정확하게 알기 위한 것이잖아요. 오답이 나온 문제를 다시 풀면서 개념 공식을 재차 공부해야 합니다. 그러면 구멍 난 부분과 부족한 부분이 다 메워질 수 있어요.”

김 원장은 “수학은 어렵지만, 공부법만 제대로 알면 흥미를 느끼고 쉬울 수도 있다”며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무작정 문제 풀이에만 치중한 수학 공부는 도움이 되지 않아요. 정의와 개념을 외우고 공식을 증명하고 외우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노력한 만큼 정직한 과목이 수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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