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 ‘문학과 미술의 조우’ 주제로
‘시의 정원: Poetic Paradise’전 개최...6월4일까지

리밍웨이, 편지쓰기 프로젝트, 1998-현재, 나무 부스, 편지지, 편지봉투, 각 290x170x231cm 총 3점 ⓒCourtesy of Davis Museum Wellesley College, photo by Anita Kan/전남도립미술관 제공
리밍웨이, 편지쓰기 프로젝트, 1998-현재, 나무 부스, 편지지, 편지봉투, 각 290x170x231cm 총 3점 ⓒCourtesy of Davis Museum Wellesley College, photo by Anita Kan/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전남도립미술관은 21일부터 오는 6월4일까지 ‘시의 정원: Poetic Paradise’전을 개최한다.

대만계 미국인 리밍웨이 작가와 최근 『아버지의 해방일지』로 주목받은 구례 출신 정지아 소설가의 공동 작업을 선보인다. ‘소통’과 ‘관계 맺기’를 키워드로 작업하는 리밍웨이는 영국 테이트모던, 프랑스 퐁피두센터,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관에서 전시를 연 작가이다. 정 작가가 자신의 고향 구례를 여행하며 만든 작품 ‘The tourist(2023)’에 참여했다. 리밍웨이의 대표작인 ‘편지쓰기 프로젝트’도 만날 수 있다. 관객을 초대해 각자의 그리움을 예술로 어루만지는 계기를 제공한다.

문학에서 영감을 얻은 미술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사라진 말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업해온 안유리 작가는 해남 출신 고정희 시인의 ‘프라하의 봄 7:85년의 C형을 묵상함’을 비롯해 일본의 구리하라 사다코, 폴란드의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미국의 마야 안젤루의 시를 통헤 개인이 체험하고 목격한 역사적 사건들을 어떻게 기록으로 남겼는지 영상 작업으로 보여준다.

강진 출신 이매리 작가는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은 물론, 뉴욕·베이징·광저우·시에나·크레타 등을 종횡무진하며 전 세계 미술계의 러브콜을 받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선 인류의 탄생, 인간의 삶과 죽음, 민족과 국가의 생성과 소멸에 관한 작업을 선보인다. 성경과 에즈라 파운드,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금분으로 써 내려감으로써 문명과 인류에 의해 계속되는 장구한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안유리, 스틱스 심포니, 2022, 2채널 영상설치, 15분 51초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안유리, 스틱스 심포니, 2022, 2채널 영상설치, 15분 51초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이매리, 지층의 시간 2020, 2020, 혼합재료, 350x650cm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이매리, 지층의 시간 2020, 2020, 혼합재료, 350x650cm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임흥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완도 출신 임철우 소설가의 『백년여관』에서 영감을 받은 동명의 신작을 선보인다. 전남도립미술관의 의뢰로 제작됐다. 임 작가는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또 여순사건, 제주4·3사건 등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담은 영상과 설치 작품을 통해 지치고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개막 당일에는 신작과 연계한 티 퍼포먼스(Tea Performance)도 펼친다.

임흥순, 백년여관, 2023, 2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사진, 설치, 가변크기, 전남도립미술관 제작지원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임흥순, 백년여관, 2023, 2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사진, 설치, 가변크기, 전남도립미술관 제작지원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아티스트 토크도 열린다. 리밍웨이·정지아 작가(22일 오후 4시)를 시작으로 이매리, 임흥순, 안유리 작가가 오는 3~5월 순차적으로 관람객들을 만난다. 더 자세한 사항은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http://artmuseum.jeonnam.go.kr)과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술관 측은 “예로부터 한국 미술·문학 대가들을 배출해온 ‘예향’ 전남의 특성을 기반으로 동시대 미술과 문학이 조우하는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기념해 마련된 전시이기도 하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각각의 작품에는 인간 존재에 깊은 고뇌, 사회 그리고 역사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며 “한 편의 시와 소설을 써 내려가듯 펼쳐낸 이 전시를 통하여 관객 모두가 공감과 희망을 노래하기를, 그리하여 ‘시적 파라다이스(근심 걱정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로 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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