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이길보라/창비/1만 6000원) ⓒ창비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이길보라/창비/1만 6000원) ⓒ창비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고통을 불행으로만 받아들이는 시각에서는 고통에 대한 공감은 동정이나 시혜의 수준을 넘어서기 어렵다. 암스테르담 젊은 작가상, 한국장애인인권상을 수상한 작가 이길보라는 청각장애를 가진 부모와 지내며 고통이 부정적인 의미만을 품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배웠다. 작가는 상실과 결여가 삶을 다른 방식으로 긍정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논픽션 작품들을 소개하며 타인의 고통에 어떻게 접근할지 탐구한다. 고통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의 삶을 단편화하지 않고 세계를 확장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길보라/창비/1만 6000원

식탁 위의 일본사(미야자키 마사카츠/류순미 옮김/더봄/1만 7000원) ⓒ더봄
식탁 위의 일본사(미야자키 마사카츠/류순미 옮김/더봄/1만 7000원) ⓒ더봄

식탁 위의 일본사


일본 대도시를 관광하는 외국인 3명 중 1명이 한국인일 정도로 일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저자는 일본 관광객이 증가하는 이유를 일본음식에서 찾는다. 굳이 일본에 가지 않더라도 우리의 음식문화 속에는 일본음식이 흔하지만, 현지에 찾아가 역사와 유래를 알아가며 먹으면 더욱 맛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역사 발전 단계를 중심으로 일본 음식의 변천사를 설명한다. 책을 통해 일본음식을 이해한 뒤 여행을 간다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미야자키 마사카츠/류순미 옮김/더봄/1만 7000원

목요일의 작가들(윤성희/궁리/1만 6000원) ⓒ궁리
목요일의 작가들(윤성희/궁리/1만 6000원) ⓒ궁리

목요일의 작가들


해마다 인터넷에 청소년의 독서 실태를 조사한 자료가 올라오고, 커뮤니티나 SNS에는 ‘요즘 애들 문해력 현실’과 같은 제목의 글이 돌아다닌다. 그 속에는 하나같이 간단한 어휘도 이해하지 못하는, 독서와 글쓰기를 멀리하는 청소년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글쓰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쓰고 싶은 마음이 드는 ‘판’을 만나지 못한 청소년이 있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세상 모든 청소년들은 글쓰기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 책에는 저자와 청소년들이 만나 이야기한 글과 삶이 담겨있다.

윤성희/궁리/1만 6000원

여분의 사랑(박유경/다산책방/1만 5000원) ⓒ다산책방
여분의 사랑(박유경/다산책방/1만 5000원) ⓒ다산책방

여분의 사랑


모순으로 가득한 현실의 폭압을 버텨내면서도, 우리를 인간으로 살게 하는 꼿꼿한 태도를 잃지 않는 일곱 이야기. 저자가 그려내는 인물들은 이미 순응한 듯 부조리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 줌의 품위를 사수한다. 오롯이 독자의 손에 놓인 그 한 줌의 품위는 따듯하게 번지기도, 날카롭게 박히기도 하며 소설의 세계를 텍스트 너머로까지 이끌고 나아간다.

박유경/다산책방/1만 5000원

다운증후군 아이가 찾아왔다(울림/민들레/1만 4000원) ⓒ민들레
다운증후군 아이가 찾아왔다(울림/민들레/1만 4000원) ⓒ민들레

다운증후군 아이가 찾아왔다


임신 중 기형 검사에서 아이에게 다운증후군이 있음을 알게 된 엄마, 아이가 열어준 새로운 세상에서 엄마는 부모가 된다는 것, 더불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전혀 모르던 세계로 들어선 한 가족이 아파하고, 좌절하고, 책에는 그 안에서 작은 희망과 기쁨을 찾으며 조금씩 넓은 세상을 만나가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좋은 엄마 되기를 포기했다는 솔직한 고백은 어떤 이에겐 위로로, 어떤 이에겐 용기로 전해진다.

울림/민들레/1만 4000원

검은 시위(정은희/무산여성/1만 6500원) ⓒ무산여성
검은 시위(정은희/무산여성/1만 6500원) ⓒ무산여성

검은 시위


‘낙태’로 불리는 임신중단은 2021년 1월 1일자로 더 이상 죄가 아니게 됐다. 하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이 헌법불합치 판결만 덩그러니 받아든 이후, ‘타이레놀’보다 안전하다는 유산유도제의 수입은 무산됐고, 임신중지는 범죄는 아니지만 환영도 받지 못하는 애매한 위치에 놓였다. 이 책은 그 이유로 자본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임신중단의 권리는 계급투쟁과 직결된 정치적 이슈라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여성들의 임신중단 권리 투쟁의 역사와 결과, 나아갈 길을 한 권에 담은 책.

정은희/무산여성/1만 6500원

난 그 여자 불편해(최영미/이미출판사/1만 5000원) ⓒ이미출판사
난 그 여자 불편해(최영미/이미출판사/1만 5000원) ⓒ이미출판사

난 그 여자 불편해


시 「괴물」을 발표하며 기꺼이 ‘불편한 여자’가 되기를 자처했던 최영미 시인의 산문집. 미투와 같은 논쟁적인 주제부터 축구·야구 같은 스포츠에 대한 애정, 일상에서 마주치는 소소한 행복을 모두 담았다. 재치 있고 따스했다가도, 아프고 신랄한 그의 문체에서 지난했던 재판 과정과 그럼에도 꺾이지 않은 의지를 느낄 수 있다. 끝내 싸우고 이겨낸, 용감하고 강한 여성이자 이 시대의 참된 문인으로 기록될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최영미/이미출판사/1만 5000원

편견 없는 뇌(지나 리폰/김미선 옮김/다산북스/2만 2000원) ⓒ다산북스
편견 없는 뇌(지나 리폰/김미선 옮김/다산북스/2만 2000원) ⓒ다산북스

편견 없는 뇌


18세기부터 시작된 많은 뇌 연구는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하다는 고정관념을 증명하기 위해 수행돼왔다. 그 연구결과는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타고나기를 남성은 수학·과학을 잘하고, 여성은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는 식으로 말이다. 저자는 그런 믿음을 통렬히 비판한다. 뇌를 구분하는 것은 성이 돼서는 안 된다. 뇌는 쓸수록 성장하는 특성이 있어서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머물러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지나 리폰/김미선 옮김/다산북스/2만 2000원

오진다 오력(김승주/들녘/1만 5000원) ⓒ들녘
오진다 오력(김승주/들녘/1만 5000원) ⓒ들녘

오진다 오력


11만 톤 화물선의 유일한 여성 선원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0.1%에 속하는 일등항해사, 바로 이 책의 저자다. 바다는 예측불가능하고 불친절하다. 게다가 항해사는 한 번 배에 승선하면 6개월을 배 안에서 생활해야 한다. 그런 그가 8년의 세월 동안 바다에서 생활하며 정신력, 체력, 지구력, 사교력, 담력이라는 ‘오력五力’을 기른 방법과 일화를 소개한다. 어벤져스의 인피니티 스톤처럼 천하무적은 아니더라도, 인생의 큰 파도가 몰아칠 때 키를 쥐고 방향을 잃지 않을 힘이 생길 것이다.

김승주/들녘/1만 5000원

윤초옥 실종 사건(전여옥/사계절/1만 2000원) ⓒ사계절
윤초옥 실종 사건(전여옥/사계절/1만 2000원) ⓒ사계절

윤초옥 실종 사건


양반이지만 줄타기를 하고 싶은 여자아이 초옥, 줄타기꾼의 아들이지만 화장하기를 즐기는 이해. 하지만 어떤 어른도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관해 묻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대로 만족하고 살기를 바랄 뿐이다. 과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여자라서, 남자라서, 신분에 맞지 않아서‘ 벽에 부딪히는 상황은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는 그런 편견 사이에서도 자신만의 꿈을 꾸는 어린이들을 응원한다.

전여옥/사계절/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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