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7년6개월간 걸쳐 완공

카타르 수도 도하에 위치한 카타르 국립박물관. ⓒ김영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 위치한 카타르 국립박물관. ⓒ김영일

건축가의 능력은 어디까지 일까? 건축을 예술의 장르로 넣어야 되는 이유는 이 세상에 많다. 그러나 장 누벨의 ‘사막의 장미(Desert Rose)’를 형상화 한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건축의 기능이 중심이라기보다 예술 작품이 주인공처럼 보인다. ‘루브르 아부다비’를 처음 봤을 때 사막에 이보다 더 멋진 미술관은 없을 듯 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 생각을 접어야 한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 위치한 카타르 국립박물관. ⓒ김영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 위치한 카타르 국립박물관. ⓒ김영일

사막의 장미는 식물이 아니다. 사막의 특별한 지질 현상으로 특정조건에서 점차 장미꽃잎과 같은 광물이 응축된 것이다. 카타르 국왕의 여동생 세이카 알 마야사(Sheikha AI Mayassabint Hamad bin Khalifa Al Thani )는 “서구권에서 볼 수 있는 것 들을 들여 놓길 원치 않아요. 우리만의 정체성을 구축 하고 열린 대화를 주도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 바 있다. 그녀의 말이 의미하듯 아주 오랫동안 카타르의 비전을 갖고 준비해온 결과물을 보고 우리는 감동하고 있다. 역시 그녀의 생각이 옳았다는 걸 증명한다.  

‘사막의 장미’는 장미꽃이 아니라 카타르 사막에서 형성된 광물 결정체를 말한다. 사진 속 왼쪽 하단에 있는 것이 사막의 장미. ⓒ김영일
‘사막의 장미’는 장미꽃이 아니라 카타르 사막에서 형성된 광물 결정체를 말한다. 사진 속 왼쪽 하단에 있는 것이 사막의 장미. ⓒ김영일

10년도 훨씬 전 부터 이슬람 관련 박물관을 위한 컬렉션을 해왔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컬렉터로 자리를 굳혔다. 몇년 전 카타르 공주가 한국 키아프(Kiaf)에 온다는 소식에 미술계가 술렁였던 적도 있다. 불발로 끝났지만 세계 도처에서 그녀를 기다린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국립박물관 5층에 위치한 알랭 뒤카스의 레스토랑 Jiwan의 카타르 전통 음식 스테이크. ⓒ김영일
국립박물관 5층에 위치한 알랭 뒤카스의 레스토랑 Jiwan의 카타르 전통 음식 스테이크. ⓒ김영일

박물관 5층에는 ‘Ji wan’이라는 프랑스 출신의 요리 거장 알랭 뒤카스의 레스토랑이 있다.요즘 멋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힙한 레스토랑이 함께 있는 것이 트렌드인데 프랑스 최고의 미슐랭 쉐프와 손잡고 아랍 전통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런치 코스여서 그런지 가격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 실내 인테리어도 멋지지만 테라스에서 페르시아만과 도하의 도시를 바라보면 즐기는 식사도 놓치기 아까운 경험이다. 

ⓒ김영일
카타르 국립박물관의 실내 전시방식은 기존의 방식에서 완전 탈피해 부정형 실내에 맞는 전시 방식을 택했다. ⓒ김영일 
ⓒ김영일
석유가 발견되기 전에는 진주 채취가 주산업이었던 카타르의 보석. ⓒ김영일

카타르는 도처에 세련되고 멋진 감성이 녹아있다. 그건 여성의 힘이 작용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7년 6개월 동안 열사의 사막에 이렇게 멋진 건축을 이루어 냈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인정받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실내 전시방식도 기존의 방식에서 완전 탈피해서 부정형 실내에 맞는 전시 방식을 택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3차원 속에서 전시물을 감상, 체험하는 공간이 그곳에 있다. 세이카 알 마야샤 카타르 공주는 한 인터뷰에서 “예술은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는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적 교류를 통해 이슬람이 얼마나 평화적이고 철학적인 종교 인지 알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철학의 바탕에서 출발한 카타르가 머지않아 예술 강국으로 도약할 미래가 보인다.  

김영일 여행작가. 『가브리엘 샤넬을 찾아가는 길』, 『내가 열어본 조지아 오키프의 옷장』 등 출간.
김영일 여행작가. 『가브리엘 샤넬을 찾아가는 길』, 『내가 열어본 조지아 오키프의 옷장』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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