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빈부갈등 체감지수 높다
여성이 빈부갈등 체감지수 높다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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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DC 20∼30대 남녀 의식 조사
20대 여성 이념은 진보 정치색은 보수

30대 여성이 양성평등 열망 가장 강해



한국사회는 2002년 대선, 대통령 탄핵, 17대 총선 등을 거치면서 세대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른바 20∼30대 젊은세대와 40∼50대 기성세대 간에 정치이념과 사회 가치관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젊은 세대 내에서도 사회적 경험의 차이로 인해 집단 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최근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전국 20∼30대 남녀를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20∼30대 의식조사'에서 30대후반이 가장 진보적인 반면 20대전반이 가장 보수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20∼30대 연령층에서 여성과 남성 간에 정치이념, 민주의식, 사회 가치관 등에서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향후 한국사회가 양성평등 사회를 지향하는 여성과 기존의 독점적인 지배 구조를 유지하려는 남성 간에 전개될 수밖에 없는 갈등구조를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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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KSDC 조사에서 나타난 성별·세대별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여성이 남성보다는 이념적으로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소유한 보수-진보 성향은 '자본주의에 대한 견해'와 한국사회 내에서 '빈부갈등을 얼마나 심하게 느끼는가'를 중심으로 측정할 수 있다. 자본주의를 소위 착취, 빈부격차와 같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 진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물질적 풍요, 효율성과 같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 보수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자본주의를 시장경제, 경쟁 등과 같이 중립적으로 인식하는 경우 중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사회를 갈등구조로 보고 그 해결책을 도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진보일 가능성이 높고 소위 다원주의적인 공존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보수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여성이 남성보다는 자본주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우리 사회의 빈부갈등을 심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여성이 가장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 반면, 20대 남성이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20대 여성은 약간 진보적인 성향을 보였고, 30대 남성은 예상과는 달리 중도적인 성향을 보였다.



둘째 한국사회에서는 여성의 민주의식이 아직 남성보다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적은 데다가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관용성도 낮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정치효능감이 약했다. 더 나아가 각종 투표에 참여하여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고 정부가 잘못할 경우, 자신들의 요구가 반영되도록 합법적인 시위에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행동이 남성보다는 약했다. 특히 30대 남성의 민주의식이 가장 강한 반면 20대 여성의 의식이 가장 낮았다. 20대 남성과 30대 여성 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셋째 여성이 남성보다는 훨씬 평등지향적인 사회규범성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용 승진에 여성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견해와 '나는 진심으로 존경하는 사람이 없다'는 견해에 대해 여성이 남성보다 공감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그 동안 한국사회에서 고착화된 남성 지배구조에 대한 여성들의 강한 거부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이와 같은 견해에 대해 이념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30대 여성에서 가장 공감을 많이 했고, 가장 보수적인 20대 남성에게서 강한 거부감을 보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조사 결과가 갖는 중요한 정치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평등에 기초한 개인주의가 현대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소인 것을 감안할 때 여성이 남성보다는 한국 민주주의의 장래를 이끌어 갈 주역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즉, 양성평등, 기회균등 등 아직 한국 민주주의가 내재화하고 있지 못한 부분을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여성들의 사회 변화와 양성 평등에 대한 열망은 강한 편이지만 아직까지 이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필수적 토양인 민주의식이 강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양성평등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는 단순한 열망(desire)만으로 성취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확고한 결의(commitment)가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우리 사회를 진보적인 구조로 이해하면서 평등에 기초한 개인주의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결의가 모든 여성들의 삶 속에 살아 숨쉴 때 진정한 양성평등의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KSDC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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