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다 평등의식 높지만 민주주의·정치는 낮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남녀 958명 의식 조사

20∼30대 여성들은 남성보다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열린 사고를 지니고 있는 반면 민주주의 의식을 나타내는 정치에 대한 관심과 관용성 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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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성(50.8%)이 남성(42.5%)보다 자본주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우리 사회의 빈부갈등을 심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서울신문의 의뢰를 받아 최근 전국 20∼30대 남녀 9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30대후반이 가장 진보적인 반면 20대전반이 가장 보수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념과 관련된 두 변수를 한 차원으로 묶어 산출한 '객관적 이념점수'를 살펴보면 여성의 평균 점수는 -0.065인 반면 남성의 평균 점수는 0.058이었다. '객관적 이념점수'가 0보다 크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뜻이고, 0보다 적으면 진보적이며, 0에 가까우면 중도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30대 여성(-0.102)이 가장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 반면, 20대 남성(0.120)이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의 민주의식은 남성보다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적은 데다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관용성도 낮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정치효능감도 약했다. 여성의 35.6%가 '정치에 관심이 있다'(매우 관심있다 4.1%)고 응답한 반면 남성의 비율은 43.6%였다. 여성의 경우, 투표와 같은 전통적 참여에 경험이 있는 여성은 68.8%인 반면, 남성은 75.0%였다.

반면, 여성이 남성보다는 훨씬 평등지향적인 사회규범성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승진에 여성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견해에 여성의 44.7%가 '찬성한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은 27.8%만이 찬성했다.

김형준 KSDC 부소장은 “평등에 기초한 개인주의가 현대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소인 것을 감안할 때 여성이 남성보다는 한국 민주주의의 장래를 이끌어 갈 주역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면서 “여성들의 사회 변화와 양성 평등에 대한 열망은 강한 편이지만 이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필수적 토양인 민주의식이 아직 강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KSDC는 지난달 7월6일부터 8일까지 전국 남녀 20세 이상 40세 미만 958명(20대 여성 226명, 30대 여성 246명, 20대 남성 235명, 30대 남성 251명)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했으며 95% 신뢰수준에 최대 허용오차는 ±3.1% 포인트다.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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