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 백기동 형사과장이 30일 오후 3시 청내 한밭홀에서 21년 동안 미제 사건이었던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대전경찰청 백기동 형사과장이 30일 오후 3시 청내 한밭홀에서 21년 동안 미제 사건이었던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유전자 검사를 통해 21년만에 붙잡힌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피의자 이승만, 이정학에게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이 각각 선고됐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17일 오후 2시 230호 법정에서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승만(52)에게 무기징역을, 이정학(51)에게는 징역 20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각각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과 10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승만은 살상력이 높은 권총을 이용해 범행했고, 피해자를 직접 겨냥해 조준사격을 했다"며 "그런데도 모든 잘못을 공범의 잘못으로 돌리는 등 개전의 정이 없다"고 밝혔다.

공범 이정학에 대해서는 "이승만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한 점, 이정학의 자백으로 장기미제 사건의 경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2001년 12월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1층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 차량을 차량으로 막아선 뒤 저항하던 김모(당시 45세) 출납 과장에게 실탄을 발사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10월15일 0시쯤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량으로 들이받은 뒤 빼앗은 권총을 범행에 사용했다.

경찰은 발생 후 1년 동안 목격자·전과자 등 5321명, 차량 9276대, 통신기록 18만2378건을 조사하고, 2만9260곳을 탐문 수사했지만 이들의 신원을 밝히는 데는 실패했다.

2011년 대전경찰청에 설치된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사건을 받아 다시 수사에 착수했고, 이씨 등이 범행에 사용한 차량 내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의 유전자를 검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수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경찰은 지난 2017년 10월 이 유전자가 2015년 충북의 한 불법게임장 현장 유류물에서 검출된 유전자와 동일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1만5000여명에 대한 수사 끝에 지난해 3월 이정학을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과거 행적과 주변인 등을 보강 조사해 지난해 8월 25일이씨를 검거했고, "이승만과 범행했다"는 진술에 따라 이승만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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