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ADHD·성격장애…장애가 아닌 다름
신경다양인 향한 차별 여전해
정신장애 차별·연대 공유하는 포럼 개최

혐오와 치료의 대상이었던 정신장애인들이 스스로를 “신경다양인”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정신장애인에 차별적인 제도들을 바꾸기 위해 신경다양인들 간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freepik
혐오와 치료의 대상이었던 정신장애인들이 스스로를 “신경다양인”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정신장애인에 차별적인 제도들을 바꾸기 위해 신경다양인들 간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freepik

 

혐오와 치료의 대상이었던 정신장애인들이 스스로를 “신경다양인”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정신장애인에 차별적인 제도들을 바꾸기 위해 신경다양인들 간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신경다양성’은 주디 싱어가 주창한 개념으로, 정신장애를 둘러싼 편견과 차별에 반대하며 질병이 아닌 독특한 신경의 종류로 바라봐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자폐·ADHD·양극성 성격장애 등의 정신장애가 대표적이며 개념의 발전에 따라 신경다양성의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신경다양성’을 가진 이들은 스스로를 ‘신경다양인’이라 표현한다. 표준적이고 전형적인 신경상태를 가진 이들은 ‘신경전형인’으로 불린다. 신경다양인은 신경전형인과 다른 특성을 가져 구분될 뿐, 열등하거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닌 동등한 존재라는 것이 신경다양인들의 설명이다.

신경다양인들은 정신장애가 자신만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여긴다. 우울장애는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에 도움이 되고, 자폐증은 특정 관심사에 온전히 매진할 수 있다. 때문에 정신장애를 숨기고 치료하기보다 이를 활용해 전문성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신장애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은 교육, 일자리, 사회 등 많은 분야에 변화를 요구한다. 신경다양인들은 학생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교육, 각기 다른 경험과 능력을 가진 이들을 존중하는 일자리,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는 사회 분위기 등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16일 열린 ‘제2회 신경다양성 포럼’에서는 ‘신경다양인의 차별과 연대’를 주제로 신경다양인 당사자·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김미연 부위원장·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 등 각계각층의 인사가 참여했다. ⓒ박상혁 수습기자
16일 열린 ‘제2회 신경다양성 포럼’에서는 ‘신경다양인의 차별과 연대’를 주제로 신경다양인 당사자·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김미연 부위원장·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 등 각계각층의 인사가 참여했다. ⓒ박상혁 수습기자

 

해외에서는 신경다양성 개념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그러다 21년 신경다양성 지지모임 ‘세바다’가 국내 첫 신경다양인 권익 옹호 단체로 준비위원회를 만들었고, 22년 ‘제 1회 신경다양성 포럼’이 개최되며 신경다양성 논의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16일 열린 ‘제2회 신경다양성 포럼’에서는 ‘신경다양인의 차별과 연대’를 주제로 신경다양인 당사자·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김미연 부위원장·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 등 각계각층의 인사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신경다양인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겪는 폭력과 차별을 공유하며 해외 사례와 앞으로의 개선방향을 논의했다.

자리에 참여한 신경다양인과 지지자들은 연대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세바다 조미정 대표는 “우리 삶의 아픔들은 우리가 신경다양인이기 때문에 겪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인권 보장에 노력했다면 겪지 않아도 됐을 아픔들.”이라며 “신경다양인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답을 교차성과 연대에서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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